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매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코스피 2100 탈환에 환율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석 달째 '팔자'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8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2조2933억원을 순매도했고, 9월에는 8514억원, 10월 들어선 17일 기준으로 625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일 대비 5.5원 떨어진 118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초안 합의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아 오전 한때 1179.9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원화값은 8월 1223원까지 밀린 뒤 줄곧 오름세를 보여왔다. 그러다 1180원 선에 도달하며 상승 탄력이 둔화된 모습이다.
이 때문인지 시장 일각에선 원화값이 단기 고점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동안의 상승세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원화값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웅지 아이온자산운용 본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 대비 원화값 하락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환율이 우호적인 상황은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원화값이 약세로 전환하면 환차손을 우려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 이날도 외국인들은 장 초반 매수 우위를 나타냈지만, 원화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매도로 전환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1302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이로 인해 코스피도 오전 내내 상승세를 보이다 결국 전날보다 0.83% 하락한 채 마감됐다.
한 전문가는 "외국인들은 당분간 섣불리 국내 주식 매수에 뛰어들지 않고 환율 추이를 주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값이 1200원까지 떨어진 뒤 국내 증시에 진입하는 것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원화값이 단기 반등하긴 했지만 추세적으로는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브렉시트 협상 등 몇 가지 이벤트에 따라 환율이 등락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글로벌 성장률 격차가 외환시장 움직임을 설명할 것"이라며 "아직 유럽과 중국의 거시경제 환경이 부진하고 미국만 양호한 상황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 상승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원화값 추이를 중국 위안화와 결부시켜 보는 견해도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내년 중국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원화값이 추세적인 상승 기류를 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경제지표 악화를 근거로 '강달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