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송파 호반써밋 1·2차'의 시공사인 호반그룹은 송파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가 통보한 분양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분양가 재심의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30일 송파구청은 송파 호반써밋 1·2차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각각 2204만원과 2268만원으로 결정해 호반 측에 통보했다. 당초 신청한 3.3㎡당 분양가는 1차 2460만원, 2차 2500만원이었다. 송파구청은 호반그룹이 제시한 분양가를 8~10% 깎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호반써밋이 위례신도시에서도 입지가 좋아 가장 비싼 가격에 매입된 택지이고 설계 품질도 신경 써서 높은 분양가를 예상했다.
호반 측은 송파구청이 이전과 달리 정부가 정한 기준으로 정해지는 건축비마저 삭감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분양가 수준을 맞추려 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양가상한제에서 분양가는 땅값에 건축비가 합쳐져 결정된다. 건축비는 정부가 정한 기본형건축비를 참고해 산정되는데 호반써밋 분양가의 건축비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심의 신청이 받아지더라도 호반써밋 연내 분양은 어려울 것이지만 재심의 신청을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분양가 심사를 둘러싸고 지자체와 건설사 간 갈등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 과천시 지식정보타운에 '푸르지오 벨라르테'를 공급하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과천시에 분양가 재심의를 신청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과천시 분양가심의위의 낮은 분양가 책정에 반발해 '임대 후 분양'까지 검토한 지 3개월
컨소시엄은 3.3㎡당 평균 2600만원을 주장한 반면 과천시 분양가심의위는 2205만원을 통보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관되지 않은 기준으로 분양가 책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인기 지역의 공급이 지연될 경우 투기 조장, 청약 과열의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