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공룡 금융플랫폼 전쟁 ◆
공룡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플랫폼 주도권을 놓고 격전에 나섰다. 네이버는 금융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해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를 예고했고, 카카오는 은행과 증권에 이어 보험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1일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사내독립기업(CIC)인 네이버페이가 1일 네이버파이낸셜로 분사해 금융플랫폼으로서의 확장을 본격화한다"며 "회사 출범을 시작으로 결제 규모 확대를 통한 금융사업 기반을 키우고 미래에셋과 협업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도 "내년에 '네이버 통장'을 출시해 금융 사업 확장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통장은 기존 시중은행과 제휴해 금리 혜택 등을 주는 계좌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페이'로 통칭되는 결제 서비스가 강점인 회사다. 여기에 네이버통장과 일반 이용자도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는 주식·보험 등의 금융상품 등을 덧붙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온라인 커머스인 네이버쇼핑과 연계해 쇼핑 결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후불결제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결제처도 꾸준히 늘면서 올해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보다 45% 성장하며 4조원을 돌파했다.
최 대표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수료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와 예·적금 추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검색·페이·부동산 등 금융 서비스 이용자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이용자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간편결제 카카오페이를 출시한 카카오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의 본류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통해 금융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켰던 카카오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 심사 신청을 냈다. 증권업 진출을 위한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지난달에는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해 손을 잡았다. 금융위원회 본인가를 거쳐 2020년 하반기부터 모바일 전용 생활 보험상품을 선보인다는 각오다.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가 1차로 맞붙는 간편송금·결제 시장의 성장세는 무섭다. 2016년 하루 평균 332억원이던 이용금액이 불과 3년도 안 된 올해 상반기에 10배 이상 많은 3633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융플랫폼 전쟁을 앞두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네이버파이낸셜엔 미래에셋대우가 5000억원 이상 투자 의사를 밝혔고, 카카오페이엔
[이승훈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