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기술주들을 집중 매수하던 해외 직구족이 10월 들어서는 매도에 나섰다. 미국 기술주들이 잇달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가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주식 결제 내역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 미국 기술주들은 대부분 순매도로 나타났다. 순매수를 기록한 종목들의 매수세도 확 꺾였다.
해외 주식 결제금액 1위를 기록한 아마존은 337만달러 규모 순매도가 이뤄졌다. 테슬라 순매도 규모는 3690만달러에 달했고, 마이크론과 알파벳(구글 모회사)도 각각 900만달러, 307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순매수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444만달러)와 애플(118만달러) 정도에 그쳤다.
이는 9월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개별 주식보다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꾸준히 인기를 끌었지만 미국의 대형 기술주들은 매수가 매도를 압도했다. 9월 아마존은 1498만달러 순매수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755만달러 순매수일 정도였다. 그렇지만 10월 아마존은 순매도로 전환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순매수 규모는 한 달 만에 84% 급감했다.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7월에 비해 하락하긴 했지만 연초에 비해선 18.6% 오른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초 이후 상승세를 계속하며 41% 올랐고 애플은 아이폰11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에 연초 대비 54% 올랐다. 두 종목은 시총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계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반도체 사이클 재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초에 비해 주가가 50.9% 올랐다.
김을규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컨설팅본부장은 "성장성을 보고 미국 기술주를 꾸준히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이 기술주들은 많이 오른 가격에 추가 상승 여
미국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애플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0.9배이며 알파벳은 27배에 달한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