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분양가상한제 ◆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발표된 가운데 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일반분양분을 '통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번에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에선 일반분양 통매각이 불가능하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상한제 적용이 유예된 단지들은 통매각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나와 향후 조합과 정부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
6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아파트 통합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지난달 30일 일반분양 물량 346가구를 민간 임대사업자(트러스트 스테이)에 3.3㎡당 6000만원에 통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국토부는 통매각은 서울시 조례에 따른 '중대한 변경 사안'으로 정비계획 변경부터 인허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비계획을 변경하려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유예된 내년 4월까지 물리적으로 통매각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통매각 불허' 방침을 밝힌 셈이다. 반면 조합은 통매각을 강행한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조합 측은 통매각이 '임대주택에 대한 특별법 18조 6항'에 근거한 조합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단지의 통매각 추진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한형기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장은 "이번주 변호사를 선임해 조만간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면서 "소송전에서 100% 승소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분양가상한제가 유예된 단지는 내년 4월 이전에 계약을 체결하면 통매각 추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박일규 법무법인조운 대표변호사는 "신반포3차·경남처럼 소송전을 불사하고 통매각을 추진하는 곳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윤 법무법인명경 서울 대표변호사도 "특별법이 서울시 조례보다 명백히 상위 개념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조합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확률이 높다"며 "다만 소송이 대법원까지 가면 최장 4~5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양측에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선의의 국민 재산권을 정부가 이유도 없이 수억 원을 그냥 빼앗겠다는 정책을 무리하게 시행할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둔촌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도 통매각 가능성을 마지막까지 열어놓는다는 방침이다. 최찬성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상에서 조합이 책정한 일반분양가 3550만원 수준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통매각과 후분양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