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올 3분기 상장사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CJ ENM은 각각 1조1531억원, 641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 848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올 3분기 고전 원인으로는 성장동력으로 평가받았던 미디어·음악 부문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J ENM의 올 3분기 미디어 분야 영업이익은 161억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56.8% 줄었다. 음악 분야에서는 10억원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CJ ENM이 야심 차게 준비한 '프로듀스×101' 담당 PD가 투표 조작 혐의로 지난 5일 구속되고, 수사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문 부호도 붙고 있다.
이 때문인지 2020년 전망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이 회사 실적은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 유지 여부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받는 성적표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3분기 TV 광고의 급격한 둔화는 다소 우려스럽다"며 "4분기에도 광고 부문 추세가 유사하다면 제작비 통제를 강화하는 등 수익성 방어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미디어 사업 이윤이 회복될 전망이고 프리미엄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성수기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실적은 여전히 확고한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 연구원은 "최근 한국 지상파 드라마 3편이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 방영되면서 영상 콘텐츠의 중국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중국 정부가 어떤 방침인지 확인하기 어려워 중국 시장 매출액을 반영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 역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2% 줄었다. 다만 스튜디오드래곤은 3분기 부진이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된 만큼 4분기부터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첫 시즌제 드라마인 '아스달 연대기'의 부진한 성과와 '호텔 델루나'의 판매 매출 인식이 지연됐고, 지난해 '미스터 션샤인'의 기저 효과를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된다"며 "호텔 델루나의 해외 매출이 4분기에 반영되고 이미 비용 처리가 된 작품들의 매출도 4분기까지 꾸준히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J CGV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CJ CGV 3분기 영업이익은 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감소했다. 중국에서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7% 감소한 34억원에
4분기에는 시장 호조와 재무 개선 효과 등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할 전망이다. 10월 '조커' 개봉에 이어 11월 '겨울왕국2', 12월 '백두산' 등 기대작이 포진해 있는 데다 중국에서 국경절 애국영화 특수로 영화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