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송이에 대한 KB금융그룹 후원 계약은 당초 지난해 말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데뷔 초부터 안송이를 발굴해 9년간 후원을 이어온 KB금융이지만 너무 오랜 기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미끄러지자 후원 계약을 중단하기로 실무적인 결정이 이뤄진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한 윤 회장은 담당자들에게 계약 재연장을 건의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골프를 시작해 누구보다도 승리에 대한 집념과 절실함이 강한 안송이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믿은 것이다. 결국 안송이는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윤 회장 기대에 부응했다.
KB금융은 현재 골프에서 안송이를 비롯해 박인비 전인지 오지현 등 선수 4명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에 안송이가 우승한 ADT캡스 챔피언십은 오지현이 2015년 프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한 대회이기도 하다. 대회 최종일에는 같은 후원사 소속인 전인지가 18홀 내내 안송이 경기를 따라다니며 응원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대회 마지막 날 안송이에게 성경 문구를 문자로 보내며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외곽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KB금융은 한때 부진했던 '골프 여제' 박인비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2016년 시즌 내내 잔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박인비가
KB금융이 박인비 후원을 지속하는 것은 챔피언에 대한 예우이기도 하다. 좋은 성적을 낼 때만 후원하고,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면 바로 계약을 중단하는 다른 곳들과 대비된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