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LF 주요 대책 ◆
파생금융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된 것은 2003년 지수연동예금(ELD)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융공학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손실 가능성 또한 크다는 점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이어져왔다. 2005년 발생한 '우리파워인컴펀드' 사건은 복잡한 파생상품을 확정 금리가 제공되는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고령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던 건이다. 2300여 명의 투자자에게 상품이 판매됐지만 투자자들은 원금의 거의 전액을 잃었다.
2009년 발생한 '주가연계증권(ELS) 종가 조작 사건'은 금융회사들이 기초자산 가격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 일부 증권사들의 기초자산 주가가 상환기준일 장 마감 직전 집중적인 대량 매도로 떨어졌고, 상환 조건이 되는 주가에 미달되면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 같은 한국 금융의 '흑역사'는 최근의 해외금리 연계 DLF 논란으로 정점을 찍었다. 게다가 판매 금융회사가 대부분 은행이고, 개인투자자에게 피해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은행과 증권사 모두 이번 조치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파생결합펀드(ELF·DLF)와 신탁(ELT·DLT)의 은행 판매 잔액은 49조8000억원으로 투자자 수는 86만명에 달한다. 올해 6월 말 잔액 기준 국내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 규모 116조5000억원 가운데 약 40%가 은행이 판매한 펀드·신탁에 편입된 셈이다. 파생결합증권 가운데 41.4%에 해당하는 48조3000억원이 사모펀드로 운용되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올해 들어 8월 초까지 파생형 펀드 판매 수수료로 약 43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최소 투자금액을 3억원으로 올린 것도 영향이 크다. 사모펀드라 하더라도 '고난도 상품'이 아니면 은행에서도 판매가 가능한데, 통상적으로 1억~3억원을 투자하는 사모펀드 투자자들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이 판매하는 펀드 규모도 급감할 수 있다.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4일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에 들어오고 있다. [이승환 기자] |
녹취·숙려제도 적용대상도 대폭 확대한다. 숙려제도는 고위험 상품 청약 이후 이틀간 철회기간을 주는 제도다.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경우 모든 투자자가 숙려제도의 대상이 되며, 기존 70세 이상 고령 투자자는 65세로 범위를 확대해 보다 신중한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숙려기간 중에는 청약 승낙을 권유·종용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별도의 청약 승낙 의사 표시가 없을 경우 자동적으로 청약이 철회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상품 설명 의무는 형식적인 서명을 떠나 자필과 육성 진술 절차만을 인정하는 등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관련 자료는 10년간 보관하도록 규정을 변경할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금리파생상품 같은 고위험 투자상품에서 OEM 펀드 사건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판매사에도 높은 수준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고위험 투자상품의 제조사와 판매사의 영업단계별 행위준칙도 마련한다. OEM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의 운용지시에 따라 설정·운영하는 위법성 펀드를 말한다. 자본시장법상 자산운용사들은 펀드를 설정해 운용할 때 제3자의 지시를 받아서는 안 되며 회사 자체적인 판단으로 투자 운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당국은 은행의 경영실태평가 시 핵심성과지표(KPI)의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고객 수익률 연동 성과 체계 도입 여부와 판매 수수료 수취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진영태 기자 /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