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달러당 원화값이 급등하자 기업과 개인 모두 외화예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수익을 더 얻기 위해 환전을 미루고, 개인은 달러화 투자에 나선 영향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밝힌 10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화예금은 785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59억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지칭한다.
외화예금이 증가한 가장 큰 원인은 원화값 상승이다. 9월 말 달러당 1196.2원이던 원화값이 지난달 말 1163.4원으로 32.8원 올랐다. 지난 8월 13일 달러당 원화값이 1220.2원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6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영향으로 기업과 개인 모두 달러예금을 늘렸다. 기업 달러예금은 9월 말 485억달러에서 528억4000만달러로 43억4000만달러(8.9%)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53억8000만달러 증가한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치다. 한은 관계자는 "원화가치가 상승하자 수출기업은 원화로 환전하는 것을 미루고, 수입기업은 달러화를 미리 사두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수출기업은 달러 환전을 미루면 원화 기준 매출을 높게 잡을 수 있고, 수입기업은 달러를 미리 사두면 환차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개인 예금도 9억8000만달러(7.2%) 늘어난 14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달러 대비 원화값 하락을 기대하는 자산가들은 지난달이 달러에 투자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 달러예금 증가폭은 2017년 11월 기록한 22억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 예금이 610억5000만달러에서 657억1000만달러로 46억6000만달러(7.6%) 증가했고, 외국 은행 지점에서는 115억9000만달러에서 128억3000만달러로 12억4000만달러(10.6%) 늘었다.
[송민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