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 넘게 하락하며 최근 상승분을 반납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지난밤 미국 상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양국간의 갈등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일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1% 내외 하락한 것은 미 상원 인권법 통과가 영향을 줬을 듯하다"라며 "중국 외교부는 미 상원 표결 직후 불쾌감을 드러냈다. 인권법 통과는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이며 주식시장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지난밤 미국 상원은 만장일치로 홍콩인권법을 가결했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홍콩에 대해 중국 본토와 다르게 관세와 투자, 비자 발급상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상원을 통과한 홍콩 인권법은 미국이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평가해 홍콩의 특별한 지위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중국이 홍콩에 일정 수준의 '자치권'을 보장하지 않으면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담화문에서 "해당 법안은 홍콩 사무에 공공연하게 개입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며 견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지지하는 인권법은 하원 재의결 이후 행정부에 전달될 예정"이라며 "공은 트럼프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최근 공화당 의원들도 대통령에게 홍콩 사태 입장 표명을 촉구해왔지만 당사자는 묵묵부답이다"며
이어 "대통령이 입법안에 서명을 거부할 경우 정치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지만만 중국과 무역협상이 재선을 위해 더 유리하다"면서 "입법 서명 거부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