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인도네시아 여전사인 PT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FMF) 지분 80%를 949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도네시아 여전사 중에서 5위권인 FMF는 리스 업무와 자동차·오토바이 할부업 등을 주력으로 한다. 총자산 2550억원으로 최근 4년간 매년 꾸준히 순이익을 내는 등 견실한 회사로 손꼽힌다.
KB국민카드는 FMF 인수를 위해 지난 1년간 이동철 사장이 직접 현지를 오가며 공을 들였다. 1994년 설립된 이 회사는 '크레디트플러스'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출 서비스를 하는 등 인도네시아 금융사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디지털화가 잘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영역에도 진출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내년 1분기 중에 투자 대금을 납입하고 본격적으로 현지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신남방 지역 핵심 국가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각오다.
KB금융은 신남방 국가 중에서는 한국 기업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 금융산업 개방 초기에 있는 미얀마·캄보디아·라오스 등 메콩 3개국을 타깃 국가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네트워크 확장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쪽으로 진출이 활발하다. 지난해 7월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내 자산 기준 14위 소매금융 전문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하고 2대 주주가 됐다. 향후 주택금융을 포함한 소매금융과 디지털뱅킹, 리스크관리 부문 등에 대해 KB만의 노하우를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KB캐피탈도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회사 순모터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순인도 파라마 파이낸스 지분 85%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1974년 설립된 순모터그룹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호텔을 비롯한 부동산 사업과 렌터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분 인수 이후 순모터그룹에서 판매하는 미쓰비시, 도요타, 쉐보레 등 차량에 대한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에 앞서 지난해 4월 캄보디아에서 한상기업 코라오그룹과 합작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는 등 신남방 지역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캄보디아 특수은행 TSB 지분 100%를 KB국민카드(90%)와
이곳에서는 현재 자동차 할부 금융과 신용대출, 체크카드 사업 추진이 진행 중이다. 특히 코라오그룹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할부 금융을 전담하며 빠르게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