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740억원이다. 작년 영업이익 532억원의 3배가 넘는 수치로 회사가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넘어온 2015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내년 컨센서스는 2325억원으로 올해보다 33.6% 급증해 예상대로 된다면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는 셈이다.
실적의 중심에는 잇따른 수주가 자리 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8일 미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GE로부터 3507억원 규모 항공 부품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보다 앞선 6일에는 영국 롤스로이스와 2021년부터 2045년까지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트렌트 엔진용 터빈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은 GE, 롤스로이스, 미국의 프랫앤드휘트니(P&W)가 지배하는 과점시장인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사 모두에 엔진 부품을 공급 중"이라며 "장기 납품으로 신뢰가 쌓이면 추가 수주가 기대되는 만큼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잇따른 수주에 고무돼 있다. 특히 납품하는 부품이 점차 엔진의 핵심 부품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출하던 엔진 부품이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것이었다면 최근 수출 계약을 맺은 엔진용 터빈 부품은 엔진의 핵심에 더 접근한 것"이라며 "기술력이 글로벌 업체들에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자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면모는 이 회사가 한화그룹 방산사업의 중간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K9 자주포와 K21 장갑차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 군용 레이더나 통신 체계를 제공하는 한화시스템, 공작기계와 협동로봇을 만드는 한화정밀기계 등이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다. 폐쇄회로TV(CCTV) 생산 회사인 한화테크윈과 압축기를 만드는 한화파워시스템 역시 자회사로 두고 있다. 5개 자회사 중 13일 상장한 한화시스템만 48.99%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4개사에 대해서는 모두 100%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 자회사의 전망이 좋아 지분법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 따르면 한화디펜스는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3조원, 4000억원 규모의 비호복합 수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비호복합은 자주대공포 K30에 지대공미사일 '신공'을 추가 장착한 것으로 일종의 대공 장갑차다. 또 호주 육군의 차기 장갑차 사업인 5조원 규모 랜드400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레드백 장갑차 시제품 3대를 호주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레드백이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화시스템 역시 8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약 5500억원 규모의 항공기 피아식별장비(IFF) 성능 개량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최근 이슈가 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이동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해 지소미아 관련주라는 종목 중 직접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에 큰 영향을 받는 회사는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