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본격적인 후보 등록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투표권을 지닌 292명의 농협 조합장 대의원 사이에서 거론되는 후보군은 10여 명 내외다.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군을 중심으로 이합집산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후보군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물로 평가되는 예비후보는 이성희 전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다. 이 조합장은 지난 농협중앙회장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현 농협 회장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농협중앙회 운영에 많은 경험이 있고 검증을 거쳐본 후보라는 점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유행어처럼 나오는 '경기도 대세론'은 이 전 조합장뿐 아니라 여원구 경기 양평양서농협 조합장에게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역대 농협중앙회 회장들이 경기를 제외한 모든 주요 지역에서 돌아가며 나왔기 때문에 이번엔 경기도 출신 회장이 나올 차례라는 논리다.
농협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현 정권의 자연스러운 이양이 이뤄지는 그림도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다. 그 주인공인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은 김 회장의 광주대 경영학과와 행정학과 동문이다. 김 회장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전라도 출신에다 동문인 유 조합장이 차기 회장이 된다면 농민 정책에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다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영남 지역은 정통의 강자 집안이다. 다만 영남권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후보인 최덕규 전 합천가야농협 조합장이 지난 선거에서 선거법 유죄를 받은 상황이 변수로 꼽힌다.
최 전 조합장 대안으로 새로운 젊은 피로 거론되는 강호동 경남합천율
충청권에서는 김병국 전 서충주농협 조합장이 일찌감치 표밭을 다지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