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쌍용자동차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금융 분야에서 쌍용 브랜드 사용 권한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가 금융 분야 쌍용 브랜드 사용 권한을 갖게 된 것은 2002년 신한증권이 굿모닝증권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 여파로 쌍용그룹이 해체되면서 쌍용증권은 1999년 미국 H&Q AP에 매각된 후 사명이 굿모닝증권으로 변경됐다. 2002년 신한증권이 굿모닝증권을 인수하면서 쌍용 브랜드 사용권 역시 넘겨받았지만 합병회사 이름을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정하면서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굿모닝신한증권은 신한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꿨다.
쌍용자동차는 2015년 KB캐피탈과 자동차 할부금융 등을 위한 캐피털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쌍용 브랜드를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설립 과정에서 쌍용 브랜드 사용권을 신한금융투자가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쌍용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SY오토캐피탈'로 이름을 정했다. 이번에 쌍용차가 상표불사용취소심판을 제기했지만 아직 법원에서 본격적인 공방이 오가지는 않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측에서는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변호사의 자문을 받은 결과,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합의를 통해 쌍용 브랜드 사용권을 넘겨 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쌍용 브랜드 사용권을 넘겨받으면 사명을 변경하고 다양한 자동차 금융상품을 만들어 공격적인 영업 전략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를 향한 소송이 쌍용 브랜드를 단 금융사를 만들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만큼 이름을 찾게 되면 바로 사명 변경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를 열지 않았고 KB금융지주와 협의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SY오토캐피탈 지분은 쌍용차가 51%, KB캐피탈이 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쌍용차가 SY오토캐피탈 사명변경을 통해 '쌍용' 브랜드 통일성을 높이고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SY오토캐피탈이라는 브랜드를 잘 몰라 영업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쌍용오토캐피탈이라는 이름을 쓰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가 금융 분야의 쌍용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하려는 이유가 단순히 SY오토캐피탈 사명 변경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자동차 소비 트렌드가 구매에서 렌터카와 리스, 공유차로 옮겨가면서 금융과 연계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자동차 기업이 단순한 메이커(생산자)에서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모빌리티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인 다임러AG는 지난 7월 자동차 금융을 하던 다임러파이낸셜서비스 사명을 다임러모빌리티AG로 바꿨다. 금융이 모빌리티 사업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여파로 쌍용
[김기철 기자 / 강계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