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13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신한금융 이사회가 13일 조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의결했다.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된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 5명에 대한 개별 면접 결과 만장일치로 조 회장을 선택했다. 조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되며 임기는 3년이다.
조 회장은 단독 후보로 확정된 뒤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취임 초기에 세운 '2020 스마트 프로젝트'라는 장기 전략을 충실히 실행해준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향후 경영 전략 키워드로는 신뢰·개방성·혁신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공익이나 사회, 주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금융이 돼야 하고, 또 여러 환경이 복잡하지만 모든 곳에서 개방성을 가지고 하고, 끊임없이 조직 혁신을 통해 그룹을 경영하는 세 가지 축을 펼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은) 사람이나 환경 등 모든 부문에서 문을 열겠다는 뜻"이라며 "회추위 면접에서 발표한 내용은 당장 내일부터 빠르게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자신의 채용비리 혐의 재판에 대해선 "지난 1년간 재판에 성실히 임했고 충분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자숙하는 자세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죄 시 회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신한금융의 재일동포 주주단 신임도 굳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내부 경영권 다툼에서 비롯됐던 '신한사태' 상처를 기억하는 주주들로서는 당시 사태 당사자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중 어느 쪽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조 회장의 연임이 조직 안정에 유리하다고 봤을 것이란 해석이다.
조 회장은 호탕하고 격의 없는 성격으로 '엉클 조'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10번 넘게 마라톤을 완주한 '달리기 광'으로도 유명하다. 틈틈이 달리기를 하며 체력 관리와 복잡한 생각을 정리한다는 점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이만우 회추위 위원장은 브리핑을 열고 "신한의 혁신금융 추진과 아시아 리딩 금융 그룹 달성을 목표로 '용병'을 선발한 것이지 '추대'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회추위에서 논란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저금리 기조와 은행 수익 전망 악화 속에서도 공고한 실적을 쌓은 건 조 회장이 취임 후 강조해온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특히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조 회장은 수익 경영뿐만 아니라 성평등·기후환경 등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8년엔 그룹 내 여성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전담 프로그램 '쉬어로즈(SHeroes)'를 국내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