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2012년 미국 민간 디벨로퍼인 벌컨이 지역 개발에 나서며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애틀 시의회는 용적률을 높여주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각종 규제를 풀어 지원했다. 미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아마존은 본사를 짓고 기존 주거·상업시설을 연계했다.
이 때문에 다른 IT 기업들도 정착했고 주변 상업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사우스레이크유니언 프로젝트'는 하나의 혁신거점을 집중 개발해 주변 지역으로 효과를 퍼뜨린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형태의 '도시재생 혁신지구'가 서울 용산과 천안역세권, 고양 성사동, 경북 구미 공단동 등에 지정된다. 쇠퇴한 도심지 등에 '규제프리존'을 적용해 지역거점으로 육성하고, 다양한 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집적해 복합공간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국토교통부는 제21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고 도시재생 혁신지구와 총괄사업관리자 뉴딜사업, 도시재생 인정사업 등의 시범사업지를 선정하고 2020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을 26일 의결했다.
우선 용산 등 4곳이 도시재생 혁신지구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도시재생 혁신지구는 공공 주도(공공이 50% 초과해 출자한 법인)로 쇠퇴 지역 내 주거·상업·산업 등 기능이 집적된 지역거점을 신속히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시계획 규제 완화 △도시계획 심의절차 간소화 △국공유지 임대료 등 완화 △재정 및 기금 지원 확대 △세제 혜택 등 각종 지원이 집중될 계획이다.
용산 혁신지구는 용산역 뒤편 용산 전자상가 근처로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면적은 1만4000㎡로 사업비는 약 5927억원이다. 사업시행자는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았다. 창업지원 공간과 신산업 체험시설을 비롯해 신혼희망타운 120가구와 청년주택 380가구 등이 들어서는 건물 4동이 만들어진다. 2021년 착공, 2024년 준공 예정이다.
경기 고양 성사동 혁신지구(1만2000㎡)는 원당역 부근 공영환승주차장과 행정센터 용지다. 사업비는 약 2525억원으로 영상·문화 지원시설과 폴리텍대학 연구시설, 복합환승주차장, 공공임대주택 204가구(전용면적 49㎡) 등이 지어진다. 이번에 지정된 시범사업지 중에선 유일하게 상업지구로 종상향돼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는 특혜를 받았다. 고양시와 LH 등이 출자하는 리츠가 사업시행자가 될 계획이다.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천안역 서부광장 근처에 있는 충남 천안역세권 혁신지구(1만5000㎡)는 2017년 선정된 천안역 뉴딜사업지에 포함돼 있다.
천안역과 연결되는 복합환승센터를 만들고 산학 연계를 위한 창업·벤처기업 업무 공간, 공동주택 196가구가 건설된다. 사업비는 1886억원이다. 천안시와 한국철도공사, LH, 주
경북 구미 제1국가산단에 위치한 공단동 혁신지구(약 2만7000㎡)에는 산업 지원 인프라와 공장을 리모델링한 제조형 창업플랫폼, 청년주택 100가구(전용 45㎡) 등이 조성된다. 2021년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