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진단 조건부 통과로 재건축에 탄력을 받게 될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목동6단지가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2만6000여 가구 중 최초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정밀안전진단은 재건축을 위한 첫 관문이다. 지난주 목동 재건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1~3단지 종상향(용적률 50% 증가) 문제도 해결돼 이 일대 재건축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안전진단이 조건부 통과이고 향후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및 각종 인가 등 숱한 단계가 남아 있어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31일 양천구청은 목동신시가지6단지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D등급'이라고 목동6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통보했다. 재건축 안전진단의 경우 A~C등급은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된다. 목동6단지는 D등급을 받은 만큼 향후 6개월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최종 안전진단 결과를 통보받는다.
이번에 목동6단지는 종합평가 결과 51.22점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 점수 기준(30점 초과~55점 이하)을 충족했다. 지난해 10월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이하 올선)는 58.61점으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 이와 비교해보면 7점 넘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
두 아파트 단지를 비교해 보면 목동6단지는 항목 4개 중 2개(주거 환경·비용 분석)에선 올선에 비해 점수가 높았지만, 나머지 2개 항목(건축 마감 및 설비노후도·구조안전성)은 점수가 낮았다. 다시 말해 목동은 주거 환경은 올선에 비해 좋지만 노후화돼 있고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신종섭 목동6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목동의 경우 아파트 아래에 철근 기둥만 박고, 철근 기둥을 받치는 지지대가 없어 지진이 멀리서 나면 사람들이 흔들림을 느낄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2년 더 먼저 지어진' 목동6단지가 정밀안전진단 중 가장 가중치(50%)가 높은 구조안전성 분야에서 올선보다 20점 넘게 낮은 점수(목동6단지 60.68점·올선 81.91점)를 받은 것을 두고 향후 논란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선 재건축모임은 지난해 10월 통보된 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목동6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목동 일대는 재건축 추진 기대감으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주 목동1~3단지 주민들의 숙원인 종상향(2종→3종·재건축 시 5100여 가구를 더 지을 수 있게 됨)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사업성도 좋아졌다. 다만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가 남아 있다. 결과는 6개월 후에 나온다. 앞서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은 적정성 검토에서 1차 때 D등급을 받았는데 C등급으로 수정된 바 있다.
아울러 특별계획구역 지정도 문제다. 1~3단지는 특별계획구역에 잠정적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4~14단지는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특별계획구역이란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서울시가 건축물 위치 등에 대한 세세한 지침을 주는 대신 종상향과 같은 혜택을 보는 지역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과열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전체 목동 단지에 대한 특별계획구역 지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시기를 조율할 것임을 시사했다.
[손동우 기자 /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