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ELS 규모는 6조7361억원(원화 기준, ELB 제외)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8조5039억원을 기록했던 ELS 신규 발행액은 지난해 8월부터 급격히 위축됐다. DLS 사태로 ELS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8월에는 4조2748억원, 9월엔 4조4252억원만 ELS에 신규 투자됐다. 6개월 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ELS는 주가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거나 소폭 하락할 때 6개월 만에 조기 상환이 가능해서 투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그 돈을 다시 ELS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엔 총 6조3000억원가량이 상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4조4252억원만 재투자됐다. ELS에 대한 불신 때문에 재투자를 꺼린 것이다.
특히 작년 3분기에는 저금리가 계속되고 증시 변동성도 줄어들면서 ELS의 연 기대수익률이 낮아졌다. 증권사는 증시 변동성에 따른 파생상품 운용과 금리로 ELS 운용 수익을 얻는데, 두 가지가 모두 낮아지자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쿠폰 금리도 덩달아 낮아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대부분 ELS에 들어가는 기초자산인 홍콩 H지수가 홍콩 시위 장기화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는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은행 이자가 연 1%대로 낮아진 상황에서 그나마 안정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 별로 없자 다시 ELS로 투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진양규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지원부장은 "불안심리로 잠시 주춤했던 ELS 투자자들이 다른 대안을 찾다가 결국 ELS만 한 고정 수익을 줄 수 있는 상품이 없자 다시 ELS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지수형 ELS는 2000년 초반 상품 출시 이후 손실 사례가 적은 비교적 안정적 상품이라 투자자들이 다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불안이 컸던 홍콩 H지수 대신 중국 선전지수인 CSI300지수를 넣은 상품들도 다수 등장했다. 홍콩 H지수는 지수 급락으로 2016년 조기 상환이 계속 미뤄지면서 투자자 불안을 초래한 이력도 있는 터라 증권사에선 아예 다른 지수로 대체한 것이다. 2018년 12월 ELS 기초자산군 중 가장 발행 액수가 많았던 것은 H지수, 다우존스, S&P500이었는데 작년 12월엔 2위로 밀려났다. 대신 CSI300지수와 다우존스, S&P500지수를 조합한 ELS가 최근 한 달간 500억원가량 발행됐다.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기대수익률 연 6.3%인 ELS 역시 CSI300과 유로스탁스50, S&P500 지수를 넣은 상품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