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초에 개최될 이사회에 이 사장의 '지주 CDO 겸임' 안건을 올려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주 내 CDO 역할을 전략 담당 부사장과 디지털전략본부장이 맡았던 것을 감안하면 계열사 사장이 이 같은 보직을 맡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직접 '신한DS가 신한금융 디지털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은행·카드 등 전통적인 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디지털·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이 신임 CDO 겸 신한DS 사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 디지털 임원 간 협의체 '디톡'을 이끌게 된다. 지난해 조 회장이 직접 주관하면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여부, 신규 자회사 신한에이아이 설립 등 주요 현안을 다뤘을 만큼 무게감 있는 회의체다. 올해부터는 지주 CDO가 회의를 주재하되 조 회장이 분기에 한 번꼴로 회의에 참석하며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디지털 강화 계획은 지난달 경영진 인사에서부터 윤곽을 드러냈다.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유임시키면서도 신한DS CEO만 교체했기 때문이다.
신한DS는 그간 신한금융 내 IT 전산, 통합 단말기 등의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담당해 온 회사다. 계열사마다 별도의 디지털·IT 담당 부서가 있는 데다 핵심 수익 사업과 거리가 있다 보니 '서자' 취급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의 디지털·혁신 분야 핵심 전략통 2명을 신한DS로 인사 발령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이 사장은 지난해 조 회장이 직접 신한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영입한 인사로 컨설팅 기업인 AT커니와 베인앤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 출신이다. 조영서 신한DS 신임 부사장은 지난 3년간 지주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다 이번에 승진 부임했다. 그는 신한금융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신한퓨처스랩을 비롯해 신한금융의 굵직한 디지털 현안을 주도했다.
이들은 향후 신한DS 고유의 전문성을 키우고 자체
조 회장은 지난해 AI 전문 회사 신한에이아이도 설립하며 신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