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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근 주요 IB의 임원급(매니징디렉터)들을 만나 사전 마케팅에 신중히 나설 것을 당부했다. 지주사의 인수합병(M&A) 담당도 같은 방식으로 IB 실무진에게 거듭 요청했다.
CJ그룹의 이같은 행보는 끊임없이 거론되는 '계열사 매각설'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리브영을 비롯해 CJ오쇼핑, CJ CGV, CJ대한통운 등이 매물로 나올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CJ가 올리브영을 매각하기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협상 중이란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되기도 했다. (주)CJ는 이와 관련된 조회공시요구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 답변했으며 손 회장 역시 "CJ올리브영 매각은 없다"고 못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계열사들의 매각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CJ와 관련된 소문은 왜 끊이지 않을까. 회사 내부에선 그룹 차원에서 자본시장과 접점이 많은 탓으로 돌리고 있다. CJ그룹의 상황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할 정도로 여의치 않다. 주력 사업의 실적은 개선시키되 비핵심자산 매각도 병행해야할 시점이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대기업 중에선 CJ그룹과 롯데가 사업부 매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CJ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차입부담을 줄이지 않은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주사가 중장기 전략에 기반해 매각 대상을 헤아리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가양동 부지(1조 500억원), 구로공장 부지(2300억원), 인재원(230억원) 등을 매각해 총 약 1조 3000억원을 확보했다. 재무적투자자(FI)였던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투썸플레이스 잔여 지분(45%)도 모두 팔아 2025억원을 수혈했다. 올들어선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던 CJ생물자원(옛 CJ제일제당 사료사업부) 매각에도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 네덜란드 뉴트레코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에 대한 입장차로 무산됐다.
손 회장이 매각설 진화에 직접 나선 건 그만큼 물밑에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동시에 헤아리는 상황에서, 특정 사업부가 매물로 나왔단
다른 시장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핵심자산과 비핵심자산을 계속해서 정리하는 단계라 보면 될 것"이라며 "승계 이슈도 남아 있어 당분간 한국 자본시장의 '키플레이어'란 점이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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