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는 S&P500지수와 닛케이225지수가 대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수년간 지적돼 온 ELS시장에서의 홍콩H지수 쏠림 현상이 홍콩 시위라는 예기치 못한 사안으로 자연스레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ELB포함) 물량은 공·사모를 통틀어 1조4840억원이다. 전달(1조9685억원)보다 줄어들었다. 월말까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 규모는 지난해 7월 이후 6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홍콩H지수 연계 ELS 발행이 줄고 있는 것은 홍콩 시위에 따른 지수 급락 우려와 한층 강화된 발행사의 리스크 관리가 맞물린 영향이다. 홍콩 시위 불씨가 꺼지지 않아 상황에 따라 지난해 하락장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깔려 있다. DLF손실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으로 타격을 입은 증권사들이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발행량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DLF 사태로 위축된 판매사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홍콩H지수 기반 ELS 발행 및 판매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의 공백은 S&P500지수와 닛케이225지수가 채우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발행규모는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치인 21조원에 달했다. 홍콩H지수에 비해 변동성이 낮으면서도 지난해 20% 상승한 니케이225지수도 쓰임새가 커졌다. 닛케이225지수 연계 ELS의 지난해 월평균 발행규모는 전년 대비 약 6000억원 늘어난 2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H지수보다 '시위 리크스'가 낮으면서 흐름은 유사한 CSI300지수 연계 ELS발행규모도 늘어났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최근 수년간 홍콩H지수가 ELS 기초자산으로 과도하게 많이 쓰이고 있다며 상시 모니터링을 해왔다. 지난 2015년에서 2016년 사이 나타난 급락 사태가 재연된다면 해당 지수를 담은 ELS의 무더기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홍콩H지수를 사용하면 ELS쿠폰 수익률을 높일 수 있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