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150 공매도 잔액 비율(상장 주식 수 대비 공매도 잔액 수량)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달 20일 1.88%를 기록하다가 계속 상승해 절정으로 치닫던 지난달 30일에는 1.95%까지 올라갔다. 연초 장 분위기가 좋을 때 1.80%까지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현상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기 위해 남의 주식을 빌려 사는 것을 의미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돈을 벌지만, 오르면 잃는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주식시장은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1월 중순부터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모두 공매도가 확 늘었다.
그러나 주춤했던 1월 말 분위기와 달리 2월 들어 코스닥은 계속 오르고 있다. 2월 들어 11일까지 7영업일 동안 지수가 하락한 것은 7일 한 번뿐으로, 그나마 0.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 역시 11일까지 2200선을 지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입해 매도한 후 상환하지 않은 주식이 확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면 공매도족은 더 큰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숏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주식 재매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하락에 베팅이 많이 이뤄졌지만, 신종 코로나 진정과 함께 증시가 회복되면서 특정 종목 주가는 더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150 공매도 잔액 비율은 연초 대비 0.12% 증가했는데 생명기술(바이오)은 0.31%나 높아져 증가폭이 컸다"면서 "신종 코로나 진정에 따른 증시 회복과 맞물려 바이오 중심 공매도 해소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아진 바이오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다는 것 자체가 투자 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전제는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으면서 높은 이익 증가율이 예상되고, 양호한 이익 모멘텀이 뒷받침된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공매도가 집중됐다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에너지, 조선, 소매(유통) 등 경기 민감 업종들의 공매도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11일 메리츠종금증권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기준 업종별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선(13.7%), 에너지(12.0%), 은행(11.8%), 소매(11.2%), 증권(10.8%) 등에서 높게 나타났고 반대로 반도체(5.2%), 자동차(5.3%), IT하드웨어(5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