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우리금융은 전날 조직 개편을 통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보좌할 부사장을 기존 2명에서 6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명이 은행과 겸직인 것을 감안해도 두 배 늘어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우리은행에서 영업지원부문을 맡았던 김정기 부문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이동한 점이다.
김 부사장이 지주에서 맡게 되는 업무는 사업관리 부문이다. 이는 손 회장이 직접 총괄했던 것으로 은행·카드·종금 등 계열사를 아우르는 매트릭스 조직을 관리하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자산관리(WM)·글로벌·기업금융투자(CIB)·디지털 등 4개 부문 총괄 조직을 신설한 뒤 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꾸준히 육성해왔다. 앞으로 사업관리 부문은 자산관리와 글로벌, CIB 총괄을 직속으로 두고 그룹 미래 청사진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은행에서 경영기획과 전략 등을 담당했던 이원덕 부행장과 박종일 본부장도 나란히 지주 부사장과 상무로 승진해 이동했다. 이들은 손 회장이 전략기획부장이던 시절부터 호흡을 맞췄던 인사로 손태승 2기 체제를 그려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은행은 그룹을 총괄하는 부문 조직이 없어지는 대신 20개 그룹을 은행장이 직접 지휘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금융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에서다.
또 WM그룹을 자산관리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자산관리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것으로 업무를 키웠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하고 평화은행을 흡수·통합하면서 설립됐다. 이번 인사에서 평화은행 출신인 부행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신명혁 부행장보가 이번에 승진하며 자산관리그룹을 맡은 것이다.
그동안 평화은행은 조직 내 숫자가 적어 임원 수가 극히 드물었다. 평화은행 설립 초창기 멤버인 신 부행장은 지난해 국외 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 사태 뒷수습을 맡아 조직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상고 출신들도 올해 인사에서 여전히 힘을 발휘했다. 부행장 3명 가운데 개인그룹 최홍식 부행장(대구상고)과 박화재 여신지원그룹 부행장(광주상고
다만 여성 임원들에 대한 배려는 떨어졌다. 정종숙 WM그룹장이 사직하면서 우리은행 내 여성 임원은 송한영 외환그룹장(부행장보) 1명으로 줄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