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은 1457조원, 코스닥 시총은 242조원으로 총 1699조원을 기록했다. 애플과 미국 시총 1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 현지시간 기준 시총이 1조3580억달러로 1달러당 1211.5원의 환율을 적용하면 1645조원이다. 주가가 다소 조정되기 전인 2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시총은 1699조330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총을 모두 합한 수치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미국 기술주의 약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코스피 799개 종목을 모두 팔아도 애플의 시총에 못 미치는 상황이 왔는데,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총까지 코스피에 코스닥 1406개 기업 시총까지 더한 수치를 넘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 증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고공행진하는 반면 미국은 밸류에이션 부담 외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미국 대형 기술주의 주가 상승은 성장주 프리미엄에 힘입은 바 크다. 유동성이 풍부한 저금리 상황에서 성장주 적정가치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본부장은 "미국 국채 10년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1.46%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25% 수준의 성장주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나스닥 증시는 코로나19가 오히려 주가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비 침체가 우려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실적이 더욱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배달업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플랫폼, 핀테크, 클라우드 관련 기업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난다.
애플은 중국에서의 아이폰 매출이 저조할 것이란 가이던스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조정받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애저'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가에 가속도가 붙었다. 연초 이후 주식 상승률을 보면 애플은 5%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는 12.6%였다. 아마존 주가도 12%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택배 수요의 증가, 클라우드 사업의 확장성으로 주가가 다시 신고점을 찍고 있다. 넷플릭스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 대신 집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연초 대비 주가가 16.6% 올랐다. 알파벳도 연초 대비 9.7% 상승했다.
김일구 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주가지수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폭발적인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확산되면 바깥 활동을 줄여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공포에 빠지지만 소프트웨어 산업에 주목하던 투자자들은 바이러스가 소비를 온라인으로 돌리는 속도를 훨씬 더 빨라지게 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증시에서도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 주가는 선전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