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16포인트(0.42%) 오른 1962.93에 마감했다. 이날 11.92포인트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색깔을 바꿔 켜며 방향성을 탐색하다 오후 2시깨부터 안정세를 찾았다. 외국인이 대규모 팔자에 나섰지만 기관과 개인이 물량을 받아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코스피는 기록적인 낙폭을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와 더불어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4%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이 무려 1조3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물량을 던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2008년 이후 최악의 폭락장이 연출됐다. 코로나19 사태 악화에 더해 국제유가가 20%대 폭락세를 보이면서 7% 이상 고꾸라졌다.
실제 국제유가는 1991년 걸프전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악의 하락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24.6%(10.15달러) 떨어진 3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급락은 산유국들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논의해온 감산 논의가 틀어지면서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폭락은 지난 2016년 이후 유가가 경제원리가 아닌 원유 생산 국가들의 정책 공조에 가격이 유지돼 온 상황에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갈등으로 정책 공조 파기에 따른 우려를 반영했다"면서 "특히 2015~2016년에 공급 과잉에 따른 에너지 기업들의 파산과 제조업 위기를 경험한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정책 공조 파기에 따른 공급 조절 실패 우려가 극단적인 공포상황으로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는 중국과 한국에서는 영향이 고점을 통과했거나, 통과 중인데 반해 유럽과 미국은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커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선제적으로 반영했으나, 해외 주식시장의 폭락 영향으로 여전히 약세장의 흐름에 머물고 있다"면서 "한국은 현 지수대에서는 해외 지수 대비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본격 상승 여부는 결국 해외 주식시장과 궤를 같이 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서비스업, 화학, 제조업 등이 올랐고 금융업, 음식료품 등이 내렸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은 9851억원 순매도했고 기관과 개인이 각각 6142억원, 3055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4251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흐름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18개 종목이 올랐고 522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37포인트(0.87%) 오른 619.97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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