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일부에서 오피스텔 매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이 높은 '깡통전세' 물건이 나타나고 있다. 깡통전세란 전셋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하거나 높아져 나중에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렵게 되는 물건을 말한다.
10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1년 5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5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80.73%를 기록하면서 2019년 1월(79.99%)부터 17개월 동안 꾸준히 올랐다.
경기의 전세가율이 84.41%로 가장 높았으며 대전(83.59%), 서울 서남권(82.39%), 대구(81.87%)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기준 전국 1억7826만원, 서울 2억2936만원, 경기 1억674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오피스텔 전세가율 상승은 매매가격 하락 여파로 보인다. 서울 지역의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였다가 오름폭을 점차 축소하더니 지난 5월에는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고, 경기는 2018년 11월부터 19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다. 전국적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올해 2월부터 4개월 간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지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지렛대(레버리지) 삼아 소자본 투자가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떨어질 경우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반환 요구시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규제가 강화하면서 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났고, 이는 오피스텔 매매가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오피스텔은 부동산경기 침체 국면에서 아파트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 만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피스텔 수익률은 여전히 금리보다 꽤 높은 수준이라 월세를 통한 수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금액 대비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연수익(월세 기준)을 말하는 '수익률' 하락은 그리 두드러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서울 4.83% ▲부산 6.3% ▲대구 6.53% ▲인천 6.54% ▲광주 7.52 ▲대전 7.07% ▲울산 6.04% ▲세종 4.43% ▲경기 5.36% 등 전국 평균 5.45%로 집계됐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