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일본 아코디아골프가 일본 골프장 88곳을 소유한 아코디아골프트러스트(AGT)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MBK는 AGT 보유 88곳을 포함해 일본 124곳 골프장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갖게 된다.
13일 MBK에 따르면 아코디아골프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AGT 지분 100%를 오는 9월 14일까지 인수하기로 지난달 29일 합의했다. 인수가격은 618억엔(약 6933억원)이며 인수·매각자문은 씨티글로벌마켓 재팬과 씨티글로벌마켓 싱가포르가 맡았다. 이로써 MBK는 아코디아골프 지분 100%를 소유하고, 아코디아골프는 AGT 지분 100%를 소유하는 지배구조가 된다.
MBK는 AGT 지분 100% 인수를 완료한 후 싱가포르 증시에서 AGT를 상장폐지해 비상장 자회사로 보유할 계획이다.
AGT 지분 인수로 MBK는 일본 골프장 투자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게 된다. 2017년 MBK는 일본 골프장 130곳의 운영권을 가진 아코디아골프를 인수했다. 골프장 130곳 중 42곳은 아코디아가 직접 소유했고, 나머지 88곳은 AGT가 소유했다. AGT는 2014년 아코디아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리츠(부동산신탁회사)로 아코디아는 AGT 지분 28.8%를 보유했다. 이번에 아코디아골프가 인수하기로 한 것은 AGT의 나머지 지분이다.
MBK 관계자는 "AGT가 싱가포르 증시에서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이럴 바에는 지분 인수 후 상장폐지하는 것이 골프장 운영 효율화를 위해 낫겠다는 판단하에 지분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아코디아골프는 자체 보유 중이던 42곳 골프장 중 6곳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자와 매각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아코디아골프가 AGT 지분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MBK 관계자는 "골프장 6곳을 매각했지만 매각 자금이 AGT 인수 자금으로 쓰였는지, 기존 펀드 자금이 활용됐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MBK가 AGT를 아코디아골프 아래에 두는 단일한 지분구조를 완성한 것을 두고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선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분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향후 매각 협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소유와 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것이지, 엑시트를 고려한 조치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골프산업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투자금 회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MBK는 아코디아골프 인수를 통해 일본 골프산업에 투자한 것은 물론 골프존과 함께 2018년 1월 골프존카운티를 설립해 국내 골프장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16곳, 해외 3곳 등 모두 19곳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골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골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에 한국은 물론 일본도 골프장 영업이 아주 잘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MBK의 엑시트 시점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