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는 안 하고 현금만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대 그룹들은 특히 일반 기업들보다 더 해서 최근 2년 새 현금 보유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은영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기업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현금만 쌓아놓고 투자에는 게을리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지난해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모두 69조 1천억 원.
한해 전보다 6조 1천억 원, 9.7%나 늘었습니다.
특히 10대 그룹의 현금 쌓아놓기는 더욱 심합니다.
10대 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41조 9천억 원으로 한해 전보다 6조 원, 무려 16.9%나 늘였습니다.
▶ 인터뷰 : 주이환 /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글로벌 경제가 혼란스런 상황이다 보니까 기업 입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컸고요. 두 번째로 향후 성장을 이끌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10대 그룹 중에서 현금성 자산 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무려 11조 8천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자동차와 LG 등도 각각 8조와 6조 원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곳은 LG로 무려 2조 6천억 원을 추가로 늘렸고, 이어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금호아시아도 2조 6천억 원의 현금을 더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나서기 보다 현금을 쌓아두는 현상은 최근 2년 새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창배 / 한국경제연구원 박사
- "현재의 투자를 유보함으로써 향후 세계 경기가 회복됐을 경우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 스탠딩 : 은영미 / 기자
- "어려울 땐 현금이 최고라는 말을 흔히들 합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주도하는 대기업들마저 여기서 머문다면 우리 경제의 한 단계 도약은 더이상 기대할 수 없습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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