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시행 전 보증금을 올리려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오르고 있다. 또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거나 임차인을 내보내고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려는 움직임에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하며 1년 넘게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임대차 3법 추진과 매매시장 불안 등에 따른 영향으로 서울은 주거, 교육, 교통환경이 양호한 지역과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됐다.
실제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에 전세 매물을 내놨던 한 집주인은 최근 보증금을 당초 요구했던 가격보다 5000만원 올렸다.
마포구 아현동 G 공인 대표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4년 동안 보증금을 못 올려 받게 된다면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5천만원 이상 올려달라고 했다"며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한 생각일 테지만, 세입자들은 피가 마를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 옥수동 S 공인 대표는 "임대차 3법이 곧 통과된다는 소식에 지금 보증금을 올려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며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몇천만원씩 올리고 있다. 워낙 전세가 귀하다 보니 세입자들이 오른 전셋값을 받아주면서 전체적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현장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임대차 3법 추진과 함께 정부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세를 빼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도 늘어나 전세 물건은 더 귀해지고 있다. 정부가 6·17, 7·10대책을 통해 보유세 인상에 나서면서 세금 인상분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는 것도 전세 품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둔 집주인 중에는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경우도 있고, 외지에 살아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 그냥 집을 비워두고 전입신고를 해 거주 요건을 채우겠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아울러 소급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으려는 세입자들의 움직임도 벌써부터 전세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김운철 리얼투데이 대표는 "전셋값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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