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서울 영등포서 입주를 진행한 한 대형건설사 브랜드의 대단지 아파트 세대 내부 하자 요청 건. 입주 전 일부는 보수를 받았지만 현관 대리석 바닥 파손이나 월패드 연결 불량 등은 입주 후에도 수리가 진행 중이다. [사진 독자제공] |
A씨는 집안 곳곳의 하자들을 직접 기입한 뒤 접수처에 일일이 다시 설명해줘야 했고, 당연히 입주 전까지 접수한 하자보수의 처리 여부를 알 수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입주가 시작된 후 입주지원센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사건 덕분에 센터가 급작스레 문을 닫았고, 유선 접수로 대체했다고 했지만 전화 연결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하자보수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12월 현재 입주한지 한달이나 지났지만 A씨는 아직도 사전점검 때 접수한 하자보수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하자보수 관련 연락이 왔을 때를 놓치면 한달 뒤에나 보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센터 직원의 말을 들은 뒤로는, 주중에 건설사 쪽에서 연락이 올때마다 A씨는 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집으로 튀어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한국은 어느 정도 '비대면(언택트) 사회'로 전환된 듯 보인다. 그렇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그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아직 대면 위주의 업무 처리방법이 남아있다.
특히 최근 일부 입주 단지에서 이런 이슈들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시대보다 한발 먼저 하자점검 등을 모바일 등으로 접수받는 플랫폼을 구축한 회사도 있다.
'하우스360'는 2019년 입주점검업체와 시공사, 입주(예정)자들을 연결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든 업체다. 핸드폰 등을 사용해 A/S사항을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면 담당업체들이 이를 접수받아 A/S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B2B 서비스업체라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창원 유니시티 7028세대 ▲LH공사 양주 옥정 A-20 1520세대 등 32개 현장의 3만여 세대의 입주를 도왔다. 30여군데가 넘는 입주 현장에서 어떤 부분들의 하자 접수가 많은지, 어떤 방식으로 하자처리 등이 진행되는 지 등에 대해 물었다.
↑ 하우스 360 점검 매니저가 하자처리 등을 체크하는 모습 [사진 = 하우스360] |
▲크게 3가지다. 우선 '입주민 언택트 점검'이다. 기존 입주민 사전점검 등에서는 접수창구에서 길게 줄을 서서 대기하거나 집합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당연히 몇시간씩 대기하기도 한다.
하우스360은 'QR방명록'과 '입주민 점검 솔루션'으로 공동현관앞 QR코드로 현관과 내집 비밀번호를 전송받아 내집 방문과 점검을 할 수 있게 해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였다. 세대 비밀번호는 매일 변경되기 때문에 외부인이나 잡상인 출입방지는 덤이다.
입주자 정보와 하자정보에 대한 보안 강화가 두번째다. 과거 종이방식으로는 점검업체나 현장작업자들에게 노출된 세대 개인정보와 점검된 하자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도 적지 않았는데, 모바일 방식에서는 이런 정보들을 중앙서버에서 통제할 수 있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공사와 협력업체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주 목적이다. 점검된 하자는 건설공종에 따라 실시간으로 해당 협력사에 전달해 공종에 대한 정확성이 향상된다. 종이에 적어 제출한 후 일일이 엑셀로 정리했던 방식과는 달리 모바일로 하자사진과 더불어 실시간 등록되는 하자들을 협력업체에게 바로 전달해 비용과 인력, 시간등 하자처리에 대한 업무 퍼포먼스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 사전점검, 하자 공종 관리 등을 연결하는 `하우스 360`의 서비스 종류 [자료 = 하우스 360] |
▲공사현장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보통 도배공사에 대한 보수요청이 가장 많았다. 세대의 마감재 중 가장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 입주민들의 눈에 가장 자주 띄기도 하고, 계절이나 습도에 따라 도배종이의 접착력이나 성능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Q. 최근까지 32개 현장에서 입주점검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가장 해결이 쉽지 않았던 하자 유형 2가지를 꼽는다면.
▲입주하자에 불만이 가장 큰 유형은 자재수급이 어려운 경우와 누수다. 가끔 현장에 A/S자재가 부족해 처리시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현장 A/S요원이 입주민들에게 일정을 충분히 사전에 동의받아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시공품질이 좋지 않아 발생하는 누수의 경우는 처리작업이 매우 까다롭다. 여러 협력업체들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업해야하기 때문에 시일도 오래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Q. 하우스360 서비스와 연관된 그룹이 크게 둘로 나뉠 것 같다. 하나는 시공사 측. 다른 하나는 입주자로 예상된다. 2년여간 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양측에서 요구하는 부분들이 달랐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공사 쪽의 요구로 새로 추가된 서비스가 있는지.
▲입주 예정자들을 초청하는 사전점검행사에 대한 코로나19 대응 기능을 많이 요구한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QR코드로 행사방명록과 비대면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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