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펼친 통화정책을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하반기 주요 금융공기업 공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면접 과정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키워드가 '코로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이후 전개한 통화정책에 대해 평가하라'는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며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양적 완화를 시행하는 등 위기 극복의 전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는데 지원자들에게 이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요구한 셈이다. 이 외에도 한국은행은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개편 논의'에 대해 알고 있는지도 면접자들에게 물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6월 한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던진 것과 상통하는 질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하반기 공채 면접에서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을 팀 과제로 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주요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고 디지털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IT)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나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계층이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층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안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고민이 묻어난 질문인 셈이다.
산업은행은 면접자들에게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를 분석하고,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합병하는 등 산업간 거대 재편이 일어나는 상황을 취업준비생들이 고민했는지 평가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기업의 지원 방향과 관련한 질문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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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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