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의 힘' 개미 대해부 / ① 韓증시 버팀목 된 '개미' ◆
매일경제는 개미 열풍의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키움증권 고객계좌 통계를 분석했다. 국내 주식거래 중 키움증권 비중은 29.6%(지난 3분기 기준), 해외 주식거래에선 26.1%를 차지한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 중 한 곳인 만큼 개미 열풍을 파악하기에 적합한 표본이라는 평가에서다.
키움증권의 전체 고객계좌는 726만1000개(올해 11월 누적 기준). 이 중 올해 신규로 늘어난 개인 주식계좌(1월부터 12월 3일까지 기준)는 202만1110개에 달한다. 지난해 개인고객 신규계좌가 46만5240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334%나 폭증한 것이다. 특히 올해 코스피 연저점(1457.64)이었던 3월 19일 이후 증시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자 개인들의 신규 유입도 급증했다. 올 3분기에 새로 늘어난 키움증권 개인계좌는 67만8950개로, 3분기로만 따져도 작년 수준을 훌쩍 넘었다. 전년 동기(11만9300개)와 비교하면 무려 5.7배나 된다.
올해 신규계좌를 개설한 개인고객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미만이 5.6%, 20대가 23.1%, 30대가 29.1%, 40대가 25.1%, 50대가 13.4%, 60대가 3.3%, 70대 이상이 0.5%를 차지했다. 다른 연령대는 지난해 추세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는 반면 20대 미만은 2.4%에서 5.6%로 크게 늘었다. 20대 미만의 올해 신규계좌 수는 지난해(1만1250개)의 10배인 11만2430개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0대 미만 고객의 상당수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주식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만큼 자녀가 어릴 때부터 적립식 펀드나 장기 적금의 개념으로 주식을 매입해 목돈 마련 수단으로 접근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개미 열풍을 이끈 20·30대는 40·50대보다 주식 매매를 활발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키움증권 계좌 회전율을 살펴보면 20·30대는 40.6%로 40·50대 회전율 24.0%보다 훨씬 높았다. 회전율은 투자 원금 대비 얼마나 거래 약정을 맺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거래를 더욱 활발하게 했다는 의미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는 "요즘 청년층은 굉장히 자기주도적이고 위험을 기꺼이 감당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0·30대는 부모 세대가 경험했던 고도성장과 거품경제의 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더구나 부동산 가격이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에서 내 집 마련을 통한 자산 증식의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특정 테마주를 투자 리스트에서 배제하고 성장성을 담보한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스마트 개미'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T&G(3632억원)였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보면서 수익 변화가 적은 고배당주를 비교적 많이 사들인 결과다. SK텔레콤(4위), SK이노베이션(5위) 등을 많이 순매수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아난티(3위), 헬릭스미스(8위)와 같은 종목에 과감히 투자하기도 했다.
올 들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확연히 달라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어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을 거치면서 개인투자자는 뜬소문에 휘둘리기보다는 우량주를 집중 매입했다. 올해 11월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였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삼성전자를 7조3294억원, 삼성전자우를 3조9545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가 삼성전자 뒤를 이었는데, 그만큼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종목들을 사들인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가 올해처럼 주요한 투자 주체로 부각된 것은 1992년 자본시장 개방(외국인이 국내 상장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