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신한은행 본사 1층에서 한 직원이 체온 체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내부 직원이라도 외부인과 접촉시 회사 종합상황실에 따로 보고해야 한다. [사진 제공 = 신한은행] |
최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점심 약속 시간과 장소를 종합상황실에 알렸다가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 진 행장은 "요즘은 거의 도시락을 먹는데, 외부 약속을 자제하다 보니 개인 시간과 업무에 집중할 여력도 생겨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주변 임원에게 '나 홀로 도시락'을 권하고 있다.
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 일정은 정상혁 경영기획그룹장(상무)이 총괄하는 종합상황실에서 일일이 체크하고 있다. 이 상황실에는 전략기획부를 비롯해 인사부, 직원행복센터, 총무부, 리스크총괄부 직원 등 11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코로나19 3단계 격상 시 40명까지 늘어난다.
이 상황실은 지난 3월 진옥동 행장이 만든 코로나위기관리위원회 직속 기관이어서 외부 약속이 많은 고위 임원들도 꼼짝없이 상황실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 다른 은행 등 금융사들도 위기대응반 등 코로나19 대응팀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은행장 직속으로 별도 팀을 만든 건 독보적이란 평가다.
신한은행은 또 IT센터를 분산해 고객 금융 거래에 대해 지속성과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코로나19 집단 확진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 전산을 맡고 있는 ICT그룹을 서울 강남과 영등포, 경기도 일산 소재 스마트워킹센터, 광교 백년관, 죽전 데이터센터 등 4곳으로 분산해 관리 중이다. 이는 다른 은행이 2곳 정도로 이원화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한 단계 높은 대응이라는 평가다. 죽전 데이터센터는 S&T센터·외환업무지원부·자금부·금융결제부 등 특수 부서 근무를 위한 사무실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이미 만들었다. 신한은행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전쟁 상황과 똑같이 관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한데 모여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IT 업무를 맡을 사람이 없어 전산이 다운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에서는 직원 40%가 자택이나 다른 대체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다. 3단계 격상 시에는 자동으로 본사 이외 근무 비중이 50%까지 올라간다. 또 본사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은행장 등 모든 임원에게 도시락을 권장하며 다른 층이나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모두 상황실
외부 손님은 상황실에 미리 보고했을 때에 한해 일부 긴급한 상황에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직원이라도 외부인을 만날 때에는 상황실 보고를 의무화했다. 특히 상황실에선 2시간마다 직원들에게 손을 씻으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내며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