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신년기획 REbuild 자본시장 ② ◆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매수나 환매에 시차가 있는 펀드보다 증시에 상장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ETF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ESG 역시 기존에는 공모펀드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미국이 가세하면서 ETF 위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매일경제의 ESG 지수는 한국거래소와 해외 기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지수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완화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ESG ETF 지수 사업은 모건스탠리 계열사인 MSCI(56%), 미국 유수의 금융 정보 제공업체 블룸버그(10%),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8%) 등이 거의 독식하고 있다. 대부분 민간 사업자들이다.
국내에 상장된 ESG ETF 7개 중 3개는 한국거래소의 ESG 지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4개 중 3개는 MSCI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아직 국내 ESG 펀드 시장이 초기 단계라고는 하지만 공공기관과 외국계 기업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인덱스개발팀장은 "우리 기업은 우리가 가장 잘 아는데 해외 기관이 제공하는 지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느낌"이라며 "ESG 투자를 대중화하기 위해 대중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ESG 지수를 선보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리서치본부 직속으로 지수 개발을 전담하는 인덱스개발팀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임시 조직으로 출범했다가 지난 5월 정식 조직으로 승격됐다.
최 팀장은 "제도 개선으로 개별 증권사도 지수를 개발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주변 눈치만 보는 분위기"라며 "민간에서도 많은 지수 사업자가 나와야 금융 상품이 다양해지고 투자 저변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올해 금융위원회·한국거래소는 민간 증권사도 지수를 직접 개발하고 산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MK-아이셀렉트 AI ESG 지수에는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의 인적 역량이 적극 반영됐다. 기업분석부와 투자분석부 등에서는 지수 개발에 필요한 기본적인 분석 자료를 지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ESG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ESG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평가 방법을 채택한 것도 강점이다.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은 핀테크기업인 지속가능발전소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주관적 판단을 배제하고 AI 알고리즘을 통해 기업의 객관적인 ESG 점수를 제공하며 NH투자증권은 이 점수를 반영해 지수 편입 종목과 편입 비중을 결정한다.
윤준길 NH투자증권 인덱스개발팀 부장은 "MK-아이셀렉트 AI ESG 지수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ESG 평가로 종목들을 선별하고, AI를 통해 기업의 ESG 상황을 지수에 빠르게 반영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익률이다. 기관투자가들도 신의성실의무 때문에 ESG 투자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여왔다. 한마디로 ESG 투자는 수익률이 낮다는 편견에서다. 하지만 MK-아이셀렉트 AI ESG 지수를 토대로 시뮬레이션해 봤을 때 이달 21일 기준으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23%, 3개월은 19.57%, 6개월은 32.71%, 1년은 30.31% 등으로 상당히 양호했다.
NH투자증권은 MK-아이셀렉트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