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제약·바이오 업종을 들썩이게 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내년 1월 11~14일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를 앞두고 이 자리에 초청돼 연구·개발(R&D)한 성과를 발표하는 기업이 기술수출 성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된다.
다만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가 행사가 끝난 뒤 가라앉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행사 참여가 곧장 기술수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한미약품, LG화학, 제넥신, HK이노엔, 휴젤, 오스코텍, 크리스탈지노믹스, 압타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등 20개 가까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올해 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메인 트랙을 장식했던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내년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인 트랙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연말 인사에서 승진해 새롭게 대표이사를 맡게 된 존림 사장이 연단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 LG화학, 제넥신, HK이노엔, 휴젤 등은 신흥시장(Emerging Market) 트랙에서 구두발표 일정을 확정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매년 50여개국의 1500여개 회사가 참여해 투자자들 앞에서 신약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한다는 사실이 호재로 포장되기도 한다.
올해도 아직 구두발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기업들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할 예정이라는 걸 내세우며 기술수출 기대감을 부추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업 중에는 수년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왔지만, 여전히 기대감에만 머무르는 기업도 있다.
실제 지난 1월 14~16일 개최된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때도 행사 전에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에는 실망감으로 변?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작년 12월 1일 2703.63에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마지막 날인 올해 1월 16일 2891.05로 한달 반 동안 6.93% 올랐다. 그러나 행사가 끝난 이튿날인 지난 1월 17일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1월 말에는 다시 2729.20으로 빠졌다.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사례가 드물어서다. 보통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현장에서 미팅이 진행된 뒤 후속 협상을 거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8년 11월 유한양행이 성사시킨 얀센 바이오테크와의 항암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맺기 위한 협상은 그해 초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미팅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신약 개발 기업들이 가장 기대하는 비즈니스 미팅 기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대면으로 미팅을 진행했을 때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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