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죄송하지만 영업점 내 대기고객이 10명을 넘었습니다. 대출 상담 직원도 자리를 비워 30분 뒤에 다시 찾아주실 수 있을까요?"
은행 영업점 대기 인원 10명 제한조치 첫 날인 28일 오후. 서울 회현동 남대문시장 인근 한 시중은행 점포를 방문한 기자에게 영업점 보안직원은 이같이 안내했다. 이곳은 시장 근처에 위치해 상인들과 시민들의 방문이 많은 영업점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는 이곳 영업점의 11번째 대기 고객이었다. 마침 창구 상담이 끝나고 대기 고객이 한 명 줄어들자 곧바로 점포 안으로 안내됐다. 회현동 일대 또 다른 시중은행 점포에서는 상당수 고객들이 일어서서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차원에서 매장 내 고객이 앉을 수 있는 의자는 2인용 좌석 한 개만 배치돼 있었다. 점포에 들어서자 보안 직원이 발열 체크를 한 뒤 입장을 허락했다. '대기인원이 10명으로 제한되느냐'고 묻자 "창구에서 상담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10명까지 가능해 안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답했다. 은행연합회는 전날인 27일 정부의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 대책에 맞춰 은행 영업점의 사회적 거리두기 깅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8일부터 은행 점포 내 대기 고객은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상담 고객 간 거리도 최소 1.5m 이상이 되도록 권고했다.
은행 영업점 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시민들의 불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큰 혼선은 없었다. 이날 기자가 서울 광화문, 남대문 일대 십여 곳 시중은행 점포를 방문했지만 대기 인원이 10명이 넘어 영업점 입장이 제한된 건 한 차례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은행 서비스에 대한 비대면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일부 영업점 창구는 상담 고객도 없어 한산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과거 연말 연초 은행 영업점이 각종 업무처리를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붐비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된 뒤 지점 방문 대신 모바일로 은행 업무를 보는 사람이 크게 증가해 대기 인원 10명 제한 조치로 불편을 겪는 고객이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돼 식당 영업시간이 9시까지로 제한되고, 연말 모임도 제한되는 와중에 은행 점포 내 거리두기 조치가 뒤늦게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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