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을 역방향 2배수로 추종하는 국내 '곱버스'(인버스 2배) 상장지수증권(ETN)이 무더기로 급등했다. 겨울철마다 가격이 오르는 천연가스가 예상과는 다른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증권가에서는 이런 현상이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은 전 거래일 대비 1765원(19.03%) 급등한 1만1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품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지수를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폭의 2배를 수익으로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 상품은 전 거래일인 24일에도 14% 넘게 급등한 바 있다.
이외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가 18.95% 뛰었고,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등도 각각 19% 안팎의 급등세를 시현했다. 천연가스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마이너스 1배수로 따라가는 '신한 인버스 천연가스 선물 ETN(H)'도 10% 가까이 올랐다.
천연가스 관련 인버스 ETN이 일제히 급등한 것은 천연가스의 겨울 특수가 사라진 데 따른 것이다. 통상 겨울에는 난방 수요 증가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올해 북미 지역에서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자 겨울철 난방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실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 양) 당 0.07달러(2.71%) 내린 2.5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6월 저점에서 10월 말 3.35달러까지 반등했지만 11월부터는 재차 하락세로 전환해 2.5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겨울철이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기초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N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물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인해 산업·상업용 천연가스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과거보다 많은 수준의 재고가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면서 "또 올 겨울 날씨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는데, 과거와는 달리 북미 지역에서 평년 대비 높은 기온이 관측되며 천연가스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수익률을 노린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 인버스와 레버리지 등의 파생상품은 고위험 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투자 손실이 배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률에 불리하기 때문에 천연가스 가격이 게걸음 장세를 펼친다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아울러 천연가스 가격이 내년 반등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천연가스 인버스 ETN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박 연구원은 "내년 연간 평균 천연가스 가격은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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