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트레이너에게 듣는 조언이 아니다. 신한생명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HowFIT)에서 제공하는 운동 코칭 프로그램이다. 올해 말 출시되는 하우핏은 별도 웨어러블 장비 없이 모바일 카메라가 내 움직임을 인식해 제대로 된 동작을 하고 있는지 평가해준다. 스쿼트 동작 시 다리 자세도 인공지능(AI)이 판단해 정확도 여부를 알려준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맞춤 형태 운동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신한생명 보험 가입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품 판매 보조수단으로 취급됐던 헬스케어 서비스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최근까지 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는 계약자에게만 제공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지만 지난 17일 금융위원회가 족쇄를 풀어줬다. 계약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으로도 확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 것이다.
당장 신한생명이 업계 처음으로 일반인 대상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하우핏을 통해 AI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을 비롯해 기존에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도 내년부터 이에 동참할 예정이다.
보험업계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주목하는 것은 건강·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사후적 치료 중심이던 것이 지금은 사전적 예방·관리로 변화한 것이다. 아픈 뒤 비싼 병원비를 쓰지 말고 아프기 전에 몸 관리를 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다.
헬스케어 서비스를 일반인에게 제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보험업계에도 비대면 바람이 불면서 신규 고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거론되는 것이 적극적인 디지털 플랫폼 활용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핑안보험은 2018년 신규 고객 중 35%가 여기에서 유입됐을 정도다.
현재 보험사가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로는 일정 운동 목표 달성 시 포인트 제공, 건강나이 진단, 식단·영양 분석, 건강 관련 정보 제공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포인트 제공형 앱으로 삼성화재 애니핏이 있다. 애니핏은 매일 목표로 한 걸음 수를 충족하면 포인트를 제공하고 일정 걸음 이상 걸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서비스다. 지급된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물품과 서비스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케어와 건강위험 분석, 건강검진 예약, 마음건강 체크 등 4가지 서비스가 추가됐다.
한화생명이 최근 출시한 건강관리 서비스 앱인 헬로(HELLO)는 사용자가 공인인증서로 본인인증을 하면 과거 10년 치 건강검진 정보를 한눈에 보여준다. 또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나이도 분석해 제공한다. 특징적인 서비스로는 AI를 활용한 식단 분석을 꼽을 수 있다. 본인이 먹는 음식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으면 어떤 음식인지, 영양소와 칼로리는 어떤지 자동으로 AI가 분석해 알려주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지난 8월 선보인 통합 서비스 앱인 케어(Kare)는 헬스케어부터 간편 보험금 청구 등 인슈어테크 서비스까지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블루 극복을 위한 멘탈케어 서비스를 추가했다. 스트레스와 우울 등 6가지 테스트로 마음건강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
보험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미래 보험산업을 이끌 핵심 동력 가운데 하나"라며 "신규 고객 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 서비스 제공으로 기존 고객 유지 효과에도 한몫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