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신년기획 Rebuild 한국증시 ① ◆
코스피는 2007년 7월 25일 2000을 넘어선 이후 13년째 3000선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수차례 전고점을 경신하며 3000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미끄러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보는 증시 전문가들이 많다. 2020년 12월 코스피는 2800 고지에 튼튼하게 베이스캠프를 차리며 3000 고지 등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법인영업 본부장은 "경기 사이클, 기업 실적, 수급 상황을 봤을 때 2021년은 코스피 3000 고지에 등정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춘 해"라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공포의 재확산을 가져올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코스피가 상징적인 숫자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저항감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흐름이 있었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처음 1000을 돌파했다. 1980년대 내내 지속된 저금리·저유가·저환율 등 '3저(低) 호황'의 힘으로 한국이 '중진 제조업 국가'로 발돋움한 덕분이었다. 1992년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식시장을 전면 개방하면서 주가에 날개가 달리는 듯싶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외국인 투자가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1998년 6월 코스피는 280선까지 주저앉았다.
2007년이 되어서야 코스피는 1500선과 2000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상징되는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수출 확대, '박현주 펀드'로 대표되는 공모펀드 열기 덕분이었다. 하지만 다음해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를 만나 다시 2000선이 무너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0선에 막혀 '박스피'(박스권+코스피)라고 불리던 코스피는 2017년 2000선과 2500선을 동시에 돌파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 주체로는 외국인이 투자를 이끌어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 랠리는 반도체 업황이 꺾이고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21년 코스피 300
[김기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