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등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동생인 기아의 주가 상승률이 올해는 현대차를 넘어섰다. 20일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연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34.9%, 40.4%다. 작년에는 현대차 주가가 59.3% 오르며 기아(40.9%)를 앞섰다.
이날 기아 주가 상승세는 전날(19일) 장 마감 이후 예고됐다. 19일 오후 5시께 애플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즉 애플카 협력 제안을 받은 현대차그룹이 내부적으로 '동생'인 기아가 협업을 담당하기로 했고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애플카 생산기지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간 외 단일가 거래에서 기아(10%), 현대위아(10%), 현대모비스(9.86%), 현대차(7.27%) 등 현대차그룹주는 가격제한폭(10%) 또는 그 근방까지 상승한 채 마감했다.
20일 기아는 공시를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애플의 제안 소식이 처음 전해진 지난 8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내놓은 답변과 같다. 8일에는 기아(8.4%)를 제외하고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주가 20%가량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플카의 최종 협력 대상자가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 협업 대상이 된 점에 주목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현대차그룹의 협력 가능성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존 자동차 업체와 신규 진입 업체와의 전기차·자율주행 공동개발이 확대되고 있다"며 "협력 관계 선정에 있어 생산거점은 중요한 요인으로 현대차, 기아, GM, 도요타, 혼다 등은 미국, 중국에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전기차의 헤게모니를 쥔 테슬라에 대항하는 반테슬라(Non Tesla)연합이 결성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가치 재평가가 지속되면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의 생산기지를 넘어 독자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그룹 전반의 기술 투자와 발전을 주도하며 자체 브랜드의 데이터 디바이스를 구축하고 데이터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그룹 전반의 B2C 사업을 주도할 것"이라며 "기아는 디바이스 공급자로서 빅테크와 협업을 진행하며 자체 브랜드 구축보다는 기업들 요청에 따라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PBV(Purpose Built Vehicle)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과의 협업 가능성 외에도 해외에서의 판매 호조로 기아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국내 공장의 일시 가동중단 등 부정적 요인에도 작년부터 시작된 신차 효과가 이어지며 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의 작년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8680억원, 9838억원으로 전년 동기비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