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가지고 계신 분들 세금 문제 잘 따져보셔야겠습니다.
올해 말로 해외펀드 비과세가 종료됨에 따라, 내년에는 원금 손실을 보고서도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한 연말 해외펀드 대규모 환매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년 전 해외펀드 바람을 불고 온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일반 월급쟁이부터 거액자산가들까지 이 펀드를 유행처럼 가입하면서 4조 원 넘는 돈이 순식간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수익률은 아직도 -40%에 머물고 있어, 투자자 대부분이 환매도 안 하고 원금회복 시기만 기다리고만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애물단지 펀드가 이제는 세금폭탄까지 안겨줄 지경에 처했습니다.
▶ 스탠딩 : 최윤영 / 기자
- "올해 말로 해외펀드 비과세제도가 종료되면서 마이너스 펀드의 세금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12월31일자 펀드의 기준가로 과세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2억 원을 넣은 펀드 수익률이 반 토막이 나 올해 말 1억 원이 됐을 경우, 세금은 올해 12월31일 평가액인 1억 원을 기준으로 매기게 됩니다.
만약 내년 말 펀드 수익률이 50%를 회복해 평가액이 1억 5천만 원이 되더라도 가입자는 결과적으로 5천만 원 손실에도 불구하고 회복된 5천만 원의 15.4% 770만 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 인터뷰 : 양길영 / 한국증권 자산컨설팅 세무사
- "12월 말 과세 기준가부터 시작해 내년 펀드 상승하는 분만큼 과세표준을 구성하면서 세금 매겨지기 때문에 세금부담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원금이 회복됐을 뿐인데도 세금을 상당히 많이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해외펀드 환매 대란이 예고되는 부분입니다.
증권사 PB센터에서는 이들 해외펀드에 투자한 거액자산가들을 시작으로 환매문의가 나오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당장 해외펀드를 환매하게 되면 원금 손실이더라도 환차익 부분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환매 결정도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류남현 / 삼성증권 테헤란 PB 부장
- "일부 고객은 진지하게 고민하고요. 그렇지만, 현재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금 당장 환매하기보다는 연말까지 시간 있으니 지켜보다가 환매 고려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도 원금 손실에 세금 내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은 인식하지만, 세법과 관련된 사항인 만큼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금융투자협회 관계자
- "(펀드가) 많이 손실 나 있는 상황을 정부에서 알고 있으니 고민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이지, 저희가 어떻게 해보겠다. 안 해보겠다…세제 문제는 그렇습니다."
물론 해외증시가 완전히 회복된다거나, 오는 8월 말 예정된 세법개정안에서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에 억울한 세금까지 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됐습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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