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3000 붕괴 ◆
29일 코스피는 다른 아시아 국가 증시보다 더욱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3.03% 떨어져 2976.21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30위 중 SK이노베이션을 뺀 나머지 종목이 모두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올해 과열 논란을 빚은 만큼 단기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이날 코스피가 급락으로 마감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올 들어 3.58% 상승했기 때문이다. 미국 S&P500지수는 같은 기간 0.83%,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80% 상승한 만큼 한국 증시가 지나치게 급등한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심지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올 들어 0.29% 상승에 그쳤는데, 코로나19 사태 충격에서 중국이 가장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가 이례적으로 과열된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12개월 선행)은 14.9배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3.7배였던 것을 감안하면, 기업 실적보다 주가가 더욱 빠르게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PER는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가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임성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이 긴축 신호를 보내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동참할 것이라는 염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국은 주가가 빠르게 올라 가격 부담이 상당한 만큼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양호하고 실적 또한 개선 추세이기 때문에 소폭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최근 빠르게 올라 숨 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하락장에 진입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보더라도 한국 글로벌 기업이 지난해 기대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35조993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29.62% 급증한 수치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8.1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전체 유가증권 시장 가운데 25%를 차지하는 만큼 코스피가 단기간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구조적으로 변화가 오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과열로 치닫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 놓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조정이 추세적인 하락장의 시작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같은 사태는 시장이 질적으로 나빠졌다는 것을 상징한다"면서 "버블이 맥락 없이 나타나는 것은 예상치 않은 곳에서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하고, 이런 우려가 외국인 매도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받는 만큼 이를 자동차·2차전지·반도체 업종을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실적 장세에 진입하기 전 단기적으로 높아진 위험자산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표출된 점이 크다"면서 "당장은 암스 인덱스가 0.5까지 반등해야 변동성이 진정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암스 인덱스는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