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매도를 이어온 연기금이 지난 5월 월간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6월에도 매수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여전히 목표보다 높아 추가적인 매도 압력이 존재한다면서도 올 여름 중에는 매도 흐름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민연금.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작년 6월 이후 27兆 기계적 매도 연기금…5월 첫 순매수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작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11개월 연속 월간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서 내다 판 금액은 코스피에서 26조8085억원, 코스닥에서 6710억원 등 총 27조479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순매도 규모가 무려 8조4045억원에 달했다.
연기금이 작년부터 기계적으로 매도세를 이어온 것은 자산 배분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연기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매년 포트폴리오 내 국내외 주식과 채권의 목표비중을 정해두고 이에 맞춰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국내 주식 평가액이 커지자 주식을 내다 팔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연기금은 지난달 월간 기준 순매수를 나타냈다. 연기금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59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약 1년만에 '사자'를 기록한 것. 이어 6월 첫날에도 국내 증시에서 700억원을 넘는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연기금이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약 1년여 간 이어진 순매도 행진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상당히 낮춘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매도 작업이 대체로 마무리된 것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국민연금은 지속적인 매도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자 국내 주식의 목표비중 이탈 허용범위를 기존보다 ±1%포인트 확대하기도 했다.
↑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연기금 순매도 여름까지…그 후부터 수급 부담 해소"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추가적인 매도세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주식 비중이 여전히 목표치 상단을 초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전체 운용자산의 20.5%로, 올해 목표 범위의 상단 19.8%보다 높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연기금 수급 판단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기금은 아직까지 올해 국내 주식 목표 비중보다 높은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향후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더 이상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과 보유 비중의 괴리를 통한 수급 진단이 어렵게 됐지만 현재로써는 아직까지 추가적인 순매도가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다만 그 강도는 현저히 약화될 것이며 여름 중에는 추가적인 순매도가 일단락될 것으로 봤다. 하 연구원은 "3월 말 기준으로 0.7%포인트 초과한 수준이지만 4월에도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의 기계적인 순매도가 일단락될 국면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며 "순매도가 일단락된 후 순매수로 전환할 것인지는 또다른 문제이지만 월간 수조원대의 순매도 압력이 해소되는 것만으로도 상반기 대비 하반기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수급 여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가을부터 연기금이 국내 증시를 순매수하게 된다면 코스닥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가 발표했던 '연기금 등의 국내 주식투자 범위 다변화' 업무계획이 실현될 경우 다변화 대상은 코스닥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재부의 발표 내용을 2017년 사례(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와 비교해보면, 관련한 정보가 처음 거론되는 시점부터 수개월 뒤에 관련 정책이 공개된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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