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개형 ISA 열풍 ◆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강북센터에서 한 고객이 중개형 ISA 가입 상담을 받고 있다. 올해 도입된 중개형 ISA는 신탁형·일임형 ISA와 달리 국내 상장 주식 투자가 가능해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환 기자] |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는 신탁형 ISA 가입자 중 20대 비중은 7.5%에 불과하지만 증권사에서만 가입이 가능한 중개형 ISA의 경우 20대 비중이 22.3%에 이른다. 단순 수치만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30대 가입자 비중은 비슷하지만 40~50대 비중은 신탁형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이 넘는 반면 중개형은 43.6%로 차이를 보인다. 60세 이상 가입자를 봐도 신탁형은 16.8%지만 중개형은 7.8%에 그친다. 확실히 MZ세대 등 젊은 층이 중개형 ISA 가입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의도의 한 증권사 임원은 "중개형 ISA의 핵심 기능은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MZ세대의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대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고, 증권사들도 젊은 층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 중개형 ISA 가입자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ISA 가입 자격이 '소득 있는 자'에서 '19세 이상 국내 거주자'로 바뀌며 소득조건이 삭제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개형 도입 이전부터 신탁형과 일임형 ISA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만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는 데다 납입한도 이월도 안 되는 등 단점이 많고, 개별 주식 투자가 안 되는 치명적 한계가 부각되며 시장에서 인기를 잃어가는 추세다. 제도 개선으로 기존 가입자도 납입한도 이월 등 혜택을 소급해서 받을 수 있지만 중개형을 제외하면 개별주식 투자는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신탁형과 중개형 ISA의 운용자산 비중도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은행에서 주로 가입하는 신탁형 ISA는 예적금 비중이 4월 말 기준 84.3%에 이른다. 은행 퇴직연금 계좌에서 86.2%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반면 중개형 ISA는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전체 자산의 절반 정도가 투자되고 있다.
2016년 도입된 ISA는 올해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정부는 ISA 만기 자금을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와 개인연금저축계좌로 이전할 경우 올해부터 추가로 최대 300만원 한도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머니무브와 맞물려 만기 자금을 IRP로 이전해 세 혜택을 추가로 받으면서 직접 주식·ETF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 ISA 자금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애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팀장은 "상장 주식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중도해지를 해도 페널티가 없다는 점 때문에 젊은 층에서 중개형 ISA 가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길 경우 추가로 3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높은 인기의 비결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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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웅 기자 / 신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