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막상 서점에 들어서도 성인 영어학습자들의 목적에 맞는 책을 찾기 힘들다.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서점에 있는 어렵고 두꺼운 영어 책을 구매하고 포기하기를 반복하면서 수 차례 좌절을 맛볼 수 밖에 없다.
정작 그들에게는 점수 따기 목적의 일회성 영어보다는 짧은 시간에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영어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욕구를 반영해 지난 4월 27일,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뉴런)이 출간됐다. 책은 영어공부를 하면서 한번쯤 포기와 좌절을 경험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애나’가 등장해 상황 별 실전 영어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해외에 나갔을 때 커피숍이나 식당 등에서 메뉴를 부탁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의 상황 등이 그것이다.
소설 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책 속 주인공 애나에 공감되는 이유는 누구나 한번쯤 겪게 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상황들을 다양하게 설정하여 필요할 때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리얼 영어 회화를 알려준다. 또한 대화 위주로 현장감 있게 녹음된 리얼 MP3,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든 쉐도잉 MP3, 애나가 되어 말해볼 수 있는 롤 플레이MP3는 영어 말하기의 ‘자기주도’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책에서 지향하는 학습법의 시초는 2008년 여름 출간돼 전국서점에서 9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잉글리시 리스타트>이다.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과 마찬가지로 책은 심플하게 구성되어있다. <성문종합영어>, <맨투맨>으로 대표되는 영어책들은 한글로 된 설명을 읽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학문적 영어를 이해하느라 정작 ‘사용을 위한 영어’ 즉, ‘말하기’ 위한 학습 시간이 없는 셈이다. 반면 <잉글리시 리스타트>는 한글 설명이 주가 되었던 예전 영어책들의 문법을 과감하게 바꾸었다. 책을 접한 독자 박일호씨(24, 회사원)은 “한글 설명 한 줄 없지만 놀랍게도 더 쉽게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또한 자기주도 학습이란 컨셉을 내세운 ‘뉴런영어카페’ (cafe.naver.com/newrun)라는 커뮤니티의 힘도 한 몫 했다. 출간 이후 지금까지 회원 수가 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이 카페에는 선생님과 학생이 따로 없다. 단지 스스로 공부하는 독자와 회원들이 있다. “질문을 남기면 회원이 답을 남겨주고, 저도 답을 해주게 되고. 그러다 보니 영어가 진짜 내 것이 되는 것 같아요(이지훈. 34세, 컴퓨터프로그래머)”가 회원들의 주된 평이다. 이러한 문화가 가장 잘 반영된 ‘끝장스터디’란 코너는 현재 23기까지 무료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받은 평범한 사람에게 더 이상 새로운 영어는 필요치 않다. 오히려 알고 있던 영어를 생활 속으로 가지고 오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의 편집진이 하는 말처럼, 이 책이 성인들의 끊임없는 영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승기 인턴기자 (bsk06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