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걸 그룹들이 선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상을 바꿔 입고 방송에 출연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가요 관계자들은 "선정성의 기준이 모호하다"면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해완 기자입니다.
【 기자 】
타이틀곡 '블링블링'으로 복귀한 걸 그룹 달샤벳.
달샤벳은 최근 한 가요 프로그램에서 리허설을 마치고는 의상을 급하게 바꿔야 했습니다.
방송사로부터 입은 반바지가 노출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달샤벳 소속사 관계자
- "(바지가) 좀 짧다는 제작진의 의견이 있어서 급하게 수정에 들어가야 했는데 천을 덧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결국, 스타일리스트가 검은색 스타킹을 구해 멤버들에게 신기는 것으로 급한 불을 껐습니다.
이처럼 가요 프로그램이 걸 그룹의 의상에 신경 쓰는 것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권고 조치 때문입니다.
방통심의위는 가수 현아의 의상과 춤이 선정적이라며 가요 프로그램에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권고 조치의 여파는 곧바로 걸 그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룹 씨스타는 치마와 같은 색의 속바지를 준비했고, 다른 걸 그룹들도 의상 수정 작업이 한창입니다.
문제는 선정성의 기준이 모호하고, 자칫 K-팝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인터뷰(☎) : 강태규 / 대중문화평론가
- "국내 정서나 전통적 관습에만 얽매여 선정성의 기준을 잡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제 세계음악 시장을 움직이는 주류들하고 비교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통한 제재, 심의기준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걸 그룹의 무대가 선정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의 기준이 시대변화의 흐름을 못 따라오고 있어 "걸 그룹의 의상이 아닌, 심의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습니다.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paras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