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엄마들은 예전 엄마들과 다르다. 자녀와 대화도 많이 하고 좋다는 자녀교육서도 먼저 찾아서 읽는다. 작은 반찬 하나라도 인공 조미료 쓰지 않고 정성스럽게 요리한다. 이쯤 되면 ‘난 좋은 엄마야’ 자부심도 들법한데, 이런 엄마들을 향한 아이들의 속내는 전혀 다르다.
“엄마… 차라리 없었으면…”
40여 년간 엄마와 자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온 문은희 한국알트루사 소장은 신간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예담프렌드)에서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엄마들의 착각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니 누구보다 잘 안다고 여기는 것. 때문에 자녀의 꿈에 박수쳐주기 보다는 엄마의 기준에 맞는 꿈을 갖길 강요한다. 만에 하나 말을 듣지 않으면 “넌 내 전부야”라고 부담을 주거나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며 괴로움을 토로한다.
하지만 문 박사는 이런 엄마의 문제를 간단하게 ‘엄마의 탓’으로만 보지 않는다. 엄마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몰라주는 이유는 우리의 사회 관습 속에서 생긴 ‘포함’이라는 심리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문화는 전통적으로 자녀 교육에 관해서 국가, 사회, 학교, 심지어 아빠조차도 책임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엄마에게 맡겨져 왔다. 그러다보니 엄마들은 자식의 미래를 혼자 걱정하고 고군분투하다 어느 순간 자녀의 행복과 불행, 성공을 곧 엄마 자신의 것과 동일시하게 되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아이 앞에서 ‘천사와 괴물’의 얼굴로 오가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초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문제집을 모두 풀지 못했다는 이유로 "살아봤자 사회에 쓰레기가 되니 죽는 게 편하다" "거렁뱅이를 갖다 키웠어도 너보다는 낫겠다" 등의 폭언과 학대를 일삼은 엄마가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 역시 이런 심리적 구조가 극단적으로 발현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문은희 박사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를 통해 자녀를 포함하고 살 수밖에 없는 심리를 위로하며, 엄마 역시 자신의 어머니에게 ‘포함’된 환경에서 자라오며 상처받고 힘들었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아가 그 동안 엄마들이 사랑인 줄 알고 무심코 저질러온 16가지 잘못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자녀
이제 진짜 엄마라면 책을 읽고 인터넷 자료를 보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먼저 자녀의 마음을 보기 위해 노력하자. 아이의 눈이 슬픔을 이야기하면 함께 슬픔을 나누고, 기쁨에 넘치면 함께 기뻐하자. 엄마의 사랑의 힘을 가진 아이는 그 어떤 힘을 가진 이보다 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