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가족을 찾는 얘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 아픈데요.
20년 동안 '이복동생'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한 중년 남자의 얘기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특이한 한복에 지게를 지고, 태극기를 꽂고 '동생 찾아 삼만리'에 나선 사연, 이상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현장음)"이모, 일어나서 절 받으세요."
"절 안 받아."
"너희 엄마가 왜 죽었어? 너희들 때문에 죽었어."
"제가 이렇게 무릎 꿇고 이모한테 빌게요."
이모와 조카 사이에 왜 이런 대화가 오갈까요.
이 남자는 배달 인생 37년째인 장재근 씨입니다.
특이하게 생긴 한복에 장난감 같은 지게, 태극기는 그만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
자칭 배달 대통령인 그는 동생 오남진 씨를 찾아 달립니다.
(현장음) "엄마 꺼 주소지를 통해서 동생 하나 찾으려고 하는데."
"동생 분 성함이?"
"오남진."
"성이 다르시네요?"
장재근 씨는 이복동생을 찾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장 씨의 아버지가 죽자 어머니는 재혼했고, 결국 성이 다른 동생을 데리고 큰아들 장씨에게 돌아왔습니다.
장씨는 그런 어머니와 동생을 창피해했습니다.
▶ 인터뷰 : 장재근 / 중식당 배달원
- "'큰형아' 그렇게 불렀거든요. '야 이놈의 새끼야. 너는 내 동생이 아니니깐 따라오지 마.' 왜 그렇게 했는지 그게 마음이 아파요."
괴로워하는 큰아들을 보다 못한 어머니는 자살을 택했고 장씨는 동생 오남진 씨와도 헤어졌습니다.
어머니를 죽이고 동생을 남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장씨는 동생을 찾아 전국을 헤맵니다.
(현장음)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는데 자네 동생 있잖아 청원군까지만 확인이 됐단다."
"띤띠리띤띠."
어렵게 찾은 동생의 행방.
한숨에 달려갑니다.
(현장음) "여기 없는 걸로 봐서는 다른 데로 옮겨가신 것 같은데."
역시나 실패, 그러나 동생을 찾겠다는 열망은 오늘도 장씨를 달리게 만듭니다.
(현장음) "갑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 cooo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