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꽉 쥐고 있던 정수기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으로 꾸준히 수요를 확대해온 한 기업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7일 MBN '정완진의 The CEO'에서는 ‘필레오’ 정수기로 연 매출 750억 원의 신화를 일궈낸 한일월드(주) 이영재 대표의 성공 신화가 공개됩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어릴 적부터 장사를 했었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이야기 좀 해주세요.
A. 제가 강원도 삼척 출신입니다. 시골이었죠. 부모님도 먹고 살기 바빴고 장남인 큰 형에게 모든 지원이 쏠렸던지라 나머지 형제들은 지원을 받지 못했어요.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찹쌀떡 파는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찹쌀떡 한 상자를 팔면 1000원이었는데 하나를 팔면 저에게 500원이 남았어요. 친구들하고 같이 했는데 저는 유독 찹쌀떡을 잘 팔았었죠. 공부하고 싶은 가난한 중학생이라는 컨셉을 잡아서 저만의 방식으로 팔다보니 평범하게 하던 다른 친구들 보다 유독 잘 했었던 것 같아요.
Q. 대학 졸업 후 상경, 헬스기구 판매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요?
A. 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강원도를 벗어나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어떤 일을 할까 알아보던 차에 영업사원을 구한다는 모집 광고를 보고 가정용 운동기구 파는 곳의 영업사원이 되었습니다. 젊은 나이의 패기와 어릴 적 경험을 살려 영업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마음같이 잘 안 되더라고요. 여기저기 영업을 다니는데 '잡상인' 취급을 당하며 쫓겨나기 일쑤였어요. 하루에 한 개가 아닌 보름동안 하나 팔기도 어렵더라고요. 점점 제 자신이 초라해지고 힘들었죠.
Q. 그렇게 어려웠던 영업, 포기 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계기는?
A. 자신감도 줄어든 것 같고 저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강원도 삼척에서 올라온 탓에 사투리도 심했고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위축이 되었죠. 하지만 결혼도 했고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지하철 승객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일주일만 하기로 했는데 거짓말처럼 일주일 만에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 후로 자신감도 생기고 영업에서 엄청난 실적을 올리게 되었죠. 자기 관리도 꾸준히 했고요. 이렇게 영업에 성공하고 나니 제 회사를 차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영업을 경험으로 뛰어든 사업, 아이템은 왜 하필 정수기였나?
A.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게 물이잖아요. 몸의 70%이상을 물이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한일월드를 창업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바로 우리가 마시고 있는 그 물이 얼마만큼 안전할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면 더욱 더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물은 더 없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모두가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다면 더욱 더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정수기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Q. 창업하신 1990년대 초반이라고 하면 웅진과 청호나이스가 업계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을 때였는데요. 어떤 전략을 펼쳤나요?
A. 그때 저희가 내세운 게 "최초 렌탈형 서비스 상품"이었습니다. 웅진과 청호나이스는 오래전부터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고, 시장에서 견고한 입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뭔가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지 않고서는 도저히 성장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것이 바로 한 달에 4만원씩, 36개월을 납부하고 사용하는 "렌탈 서비스"였습니다. 36개월 완납 후에는 오롯이 자신의 제품이 되는 것이었는데, 경쟁사 제품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었던 만큼 인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IMF까지 겹치면서 경제적 부담이 적은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요가 확대되었고 브랜드 인지도를 견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Q. 렌탈 서비스, 기업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투자였을 텐데?
A. 사람들이 다 미쳤다고 했었어요. '렌탈'이라는 게 처음에 목돈을 들여서 빌려주고 천천히 그 돈을 받는 거잖아요. 쉽지 않은 일이었죠. 제 주변 사람들도 믿지 않은 이 사업을 저를 처음 보는 은행 사람들이 믿어 줄 리 없잖아요. 은행에서 초기 투자금을 마련하는 것부터 힘들었어요. 자금이 부족하다보니까 영업 사원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이 부담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영업 사원들에게 며칠 씩 휴가도 주고 그랬었죠.(웃음) 하지만 자금난은 어느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로 힘든 부분이니까 열심히 해서 이겨낸 거죠.
Q.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실시간 살균 정수기까지 출시하셨어요?
A. 실생활에서 아이디어 영감을 많이 받게 되는데, 종합병원에 문병을 간 어느 날 "몇 세 이하는 출입금지", "몇 세 이상은.." 과 같은 면역력이 약한 소아와 노약자들 주의 문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실생활에서 보이지 않은 많은 세균들이 있는데, 그 세균을 죽여 세균이 없는 물을 제공하는 정수기를 개발할 수 있다면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개발에 들어갔죠. 때마침 실시간 살균 정수기 노즐을 개발한 회사도 만나게 됐고요. 그렇게 가격, 품질, 디자인 3요소를 모두 고려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고,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 병원, 산후조리원 등 특히 위생이 중요시 되는 곳에서 호응이 컸습니다.
Q.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와 꿈은?
A. 내년, 연 매출 1000억을 달성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라면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