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과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롭게 당을 정비해서 국민 앞에 나선 민주당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월 임시국회부터 10월 재보선까지 민주당 앞에 놓인 시험대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오늘은 민주당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죠. 박지원 전 원내대표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렇습니다.
▶ 지금 민주당이 5월 4일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뽑고 변화를 하고 있는데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보시기에 흡족하게 당이 흘러가고 있습니까?
-이제 한 달 되었으니까 조금 더 시간을 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김한길 대표나 전병헌 원내대표가 의욕을 가지고 민주당을 재건해서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니까 협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까지 행보는 만족하십니까?
-부분적으로 좋은 점도 있고 이벤트 중심으로 흘러가는 거 아닌가 하는 염려도 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그렇게 보시나요?
-저는 너무 지나치게 안철수 의원을 의식해서. 어차피 5.18 광주 행사에 참석하는데 안철수 의원이 5월 17일에 광주에 온다고 하니까 5월 16일 날 부랴부랴 광주에서 의원 총회를 하는 것은.. 오히려 호남에 가면 안철수 현상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지만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 상당한 의문을 갖거든요. 우리가 가서 좋은 의미로 민주당의 광주 선언을 했지만 모든 언론이나 광주 시민이나 국민은 안철수가 온다고 하니까 미리 와서 호들갑 떤 거 아니냐고 보더라고요. 저도 반대했어요.
▶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이번 민주당 간판은 김한길 대표지만 대주주는 박지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 어떤 배경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보십니까?
-그건 언론이 재밌게 쓰려고 그렇게 했겠지만 이번 결과를 보더라도 역시 민주당의 대주주는 대의원과 당원,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소액 주주로서 한 주 가지고 있습니다.
▶ 박기춘 전 원내대표가 이번에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지 않았습니까. 통상 당의 서열상으로 봤을 땐 강등의 의미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을 결단력 있게 박기춘 원내대표가 받아들여서 언론들도 여기에 상당한 의미를 보이는 것 같은데 박 의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박기춘 사무총장은 저와 함께 원내수석부대표를 두 번 했고 4개월간 원대대표를 하면서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했다고 평가받은 국회의원입니다. 만약 저에게 당 대표의 기회가 있었으면 저도 박기춘 대표를 사무총장으로 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훌륭한 인물입니다. 마침 제가 미국에 가 있을 때 박기춘 원내대표가 전화를 주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해서 ‘굉장히 좋은데 당 내 서열 2위에서 10위 정도로 밀려가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생각을 해보자’ 라고 했더니 박기춘 총장이 당이 필요로 하고 당을 재건하는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면 하겠다고.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 사석에서 들은 얘긴데 박기춘 사무총장이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 미국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는데 박기춘 전 원내대표가 상의를 했던 분 중에 한 분이 박지원 전 원내대표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상의를 해서 정치적 조언을 들었다고 말씀하시던데 정치적 스승으로 모시는 거 아닌가 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그렇지 않고 동지적 관계죠. 같은 3선이고. 그러나 제가 좀 위고 경험이 있으니까 원내대표를 하시면서도 수시로 저와 소통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방미 하시면서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을 수행하자고 한 것은 굉장히 좋은 제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추경과 같은 현안문제가 있어서 원내대표는 국회를 떠날 수 없다.. 회귀 중이니까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저도 조언을 했습니다.
▶ 민주당 입장에서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해볼게요. 엊그제 김한길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문화제를 갔다가 언론에서 그런 표현을 썼습니다만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를 놓고 여전히 민주당 내에 계파 갈등이 남아있다, 남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흔히 정치인들이 2,3만 명이 모인 집회 장소에 가면 여러 계층의 분들이 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표출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것도 국민여론이라고 받아들이면 좋고요. 저도 트위터에 왜 그런 일을 하느냐, 그런 일을 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 하는 질책을 했습니다. 다행히 문재인 의원이나 권양숙 여사께서도 유감 표명을 했고 김한길 대표도 웃어넘기는 여유를 보였기 때문에.. 없었어야 할 일이었지만 앞으로 시정되겠죠. 그런 일이 있더라도 잘 넘어갑니다. 친노가 반노를 배척한다, 이렇게까지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 그날 문재인 의원이 마치 5년 뒤 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서 상당수 언론들이 크게 다뤘는데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친노가 세력을 재편한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아요. 맞게 보는 겁니까?
-그것은 문재인 의원이 앞으로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죠. 특히 야당에서 후계자, 지도자, 이것은 자기의 노력과 투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누가 옹립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의원이라고 하지 마라 하는 법은 없겠지만 지금 현재 문재인 의원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 박지원 전 원내대표께서는 얼마 전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10월 재보선에 야권 전체가 희망이 없다는 발언을 하신 걸로 제가 기억하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만약 안철수, 진보정의당, 우리 민주당이 단일화를 했다면 그 정신이 10월 재보선에도 이어질 겁니다. 야권은 태생적 한계에 의해서 통합, 연합, 연대를 통한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거대한 박근혜, 새누리당에 승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재보궐 선거에는 안철수 후보가 나왔기 때문에 노원병에서 됐습니다. 그렇지만 안철수 후보도 새 정치를 지향하면서 왜 부산에는 안 갔을까를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역시 정치인은 선거에 출마하면 당선을 해야 합니다. 당선을 해야 자기의 철학을 국정에 반영시킬 수 있고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이끌 수 있는 거예요. 한 표 차이라도 떨어지면 그만입니다. 그래서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서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떨어지면 사람도 아닌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렇게 단일화가 되지 않았거든요. 어차피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통합 진보당과는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진보정의당과는 함께 했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이번 10월 재보선 선거에서도 안철수 의원 측에서 보면 독자행보를 하겠다고 표명하는 것을 보면 어차피 야권은 3분, 통합진보당까지 4분 되면 승리할 수 없습니다.
▶ 지금 통합진보당과는 민주당이 완전히 연대를 단절한 거죠?
-그렇죠.
▶ 지금 언론에서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MBN은 아닙니다만 일부 종편들이 5.18 관련해서 출연자를 통해서 역사왜곡적인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아주 잘못된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5.18은 역사적, 법적, 특히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됨으로써 세계적으로 민주화 의거로 확인된 겁니다. 이러한 것을 33년째 되는 이제 와서 북한군 600명이 광주에 투입 되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종편에서 방영한 것은 굉장히 잘못됐고요. 어제 저도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나가서 세게 이야기 했어요. 박종진 앵커도 그렇지 않다, 채널A에서도 공식 사과를 했는데요. 거기에 나간 것 자체로 저를 비난하는 SNS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것은 우리가 아베 일본 총리가 역사 왜곡하는 것을 규탄하면서 어떻게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느냐 이겁니다. 특히 일베들이 광주 희생자들의 관 위에 택배 포장된 홍어로 비하하는 것은 같은 민족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베는 아 베라는 이야기 까지 했습니다.
▶ 저도 그걸 보고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우리끼리 그런 행동을 해선 정말 안 될 것 같습니다. 역사왜곡이 이렇게 이뤄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정부의 책임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그런 상징적 일을 해주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수십 년 불러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왜 식장에서 합창은 뭐고 제창은 뭡니까.
▶ 국민들은 그게 뭐가 다르냐는 의문도 갖고 있더라고요.
-그렇죠. 그렇게 옹졸하게 합창단이 합창하면 듣고 제창은 하지 마라. 귀는 풀고 입은 막자는 반민주적 발상을 하기 때문에 그런 상징적 일을 보고 일베들과 그런 사람들이 움직이는 거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정부가 잘해줘야 합니다.
▶ 보훈처가 이른바 속된말로 알아서 긴 걸까요?
-그런 점이 있겠죠. 보훈처장은 과거에도 대선전에 DVD를 제작해서 민주세력은 종북 세력이라고 하는 것을 예비군 교육장에 틀었어요. 그래서 제가 항의해서 없앤 적이 있는데. 그런 발상을 가지고 보훈처를 이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도 보훈 가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훈처의 발전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협력을 하는데 참 문제죠. 이런 것을 보고 대통령께서 당
▶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미처 나누고 싶었던 이야길 조금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다시 한 번 모시기로 하고요. 지금까지 새롭게 출발한 민주당의 앞으로의 과제, 정치 현안에 대해서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